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13일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구매자 시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공급 과잉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소설가인 찰스 디킨스가 "가장 좋은 시기일 뿐 아니라 가장 나쁜 시기이기도 하다"고 썼을 때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의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황을 요약한 말이 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고성장하고 실업률이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기록적인 속도로 차를 팔아왔다. 수익성이 개선됐고 기업에는 현금이 넘쳐났다. 노동쟁의도 딴 세상 이야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월스트리트는 이러한 펀더멘털에 대해 "빅 딜"이라며 별 반응을 안보였다. 주가는 4월에 피크에 오른 뒤 하향곡선을 그렸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주식시장이 수요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자동차산업 분석가인 스티븐 거스키는 "좋은 소식이란 매출이 지금처럼 좋은 적이 없었다는 것이며, 나쁜 뉴스란 고용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며 휘발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 여건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계절조정한 연간 판매량은 1700만 대로 기록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6개월 전에는 더 높았었고 (지금은) 재고가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 주가를 떨궜다.
제너럴모터스는 지난 5월의 90달러선에서 63.25달러까지 하락했고,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4월초의 68달러에서 56.375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런대로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포드자동차도 3월 중순의 31달러선에서 29.125달러까지 밀렸다.
리만 브라더스의 자동차 분석가인 니콜라스 로바카로는 "금리 인상 및 자동차 판매 둔화의 환경하에서 이들 주식은 별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우려는 전 세계의 자동차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존 카세사는 "전 세계로 봤을 때 40개의 조립 공장이 과잉인 상태이며,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10만 명의 잉여인력이 고용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카세사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북미 시장에서의 경트럭과 SUV 생산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공급은 더 과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5%로 예상되는 경트럭 생산능력 증가가 미국 자동차 업계에 위협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자동차 주식에 대한 최악의 상황은 과거지사라고 말한다. 그들은 금리가 이미 피크에 다다랐으며 경기가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정지된 상태는 아니며 휘발유 가격도 고점에서 꺾이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자동차 주가가 3개월 전보다 대폭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J.P모건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브래들리는 5월 중순과 비교해 자동차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그 때보다는 조금 긍정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 발을 담그라"고 권유했다. DLJ의 웬디 빌 니드햄은 "주가가 올해 남은 기간동안 급등락할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포드 자동차를 추천했으며,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