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연이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이유로 과거 KT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연금의 ‘비토’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내·외부 인사의 공평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최정우 회장의 3연임에 대한 반기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후추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CEO 인선 과정이 흔들릴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후추위는 지난달 29일 3차 회의 개최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 하단에서 “회사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따라 어느 누구에게도 편향됨이 없이 심사하고 진행 과정도 수시로 공개하겠다”고 첨언하며 국민연금의 의혹을 사실상 반박했다.
|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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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1년여 전 국민연금의 반대 속에 CEO 선임을 두 차례나 뒤엎고 차기 리더십 선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했다. 결국 수장 공백 사태를 맞으며 외부 공모 절차와 함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 자문단을 운영해 후보를 검증했다. 국민연금은 현 포스코의 후추위 위원 일부가 최 회장 재임기에 선임한 기존 이사진으로 구성됐고 자문단 구성도 ‘깜깜이’란 점에서 최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점을 문제 삼는 것이다.
다만 KT와 달리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없는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구조상 국민연금 지분율 6.71%로 인선 과정을 흔들기 쉽지 않단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개인주주 지분이 75.52%에 달해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2차전지 종목으로 묶여 투자자들의 이목도 높다. 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는 여전히 ‘관치’ 의혹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의 주된 이유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이란 점에서 민간기업 CEO 선임 절차 개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포스코나 KT, 금융그룹 등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은 어쩌면 ‘외풍 없는 안정적 리더십’과 ‘투명한 지배구조’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이 숙명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은 이사회의 의무이며 최 회장의 자동 후보군 포함, 후추위 위원 구성 방식에서 제기된 일련의 의심을 해소해 외풍을 차단하는 것 역시 이사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