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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노원구 덕릉고개 양봉장. 50~70대 중장년층에 20대 취업준비생까지 20여명이 ‘도시 양봉학교’ 수업을 듣고 있었다. 벚꽃꿀 채밀(꿀 뜨기) 방법부터 밤꿀 채취, 진드기 약처리, 월동 포장방법 등 다양한 양봉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서울 외곽이긴 하지만, 양봉에 관심 있는 도심인들에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학교다.
‘도시 양봉학교’는 노원구청에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운영 중으로, 벌써 200여명이 수료했다. 올해는 지난 7일 개강해 10월 말까지 매주 수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8개월간의 교육과 실습으로 채취한 꿀은 노원푸드마켓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40kg의 꿀을 채취해 기부했단 게 노원구청의 설명이다.
지난 2019년부터 5년째 양봉 일을 배우는 70대 남성 정모씨는 “은퇴 후 교외지역에서 전원생활 즐기려고 계획 중인데 양봉 일을 하면 소일거리가 되기도 하고 잘하면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아 배우고 있다”며 “올해에는 직접 벌집 한 통을 사서 체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인 김모(28)씨는 “양봉 일이 어떤 일인지 궁금해서 들으러 왔다”며 “벌집 한 통 가격이 30~50만원이라니 제 입장에선 좀 비싸서 당장 양봉 일을 시작하진 못할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양봉에서 가장 중요한 건 ‘꿀 수확보다 꿀벌에 집중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꿀을 통한 수익 창출에 몰두한 나머지 인위적인 먹이인 설탕물 등에만 의존하면 벌들이 병충해에 약해진다”며 건강한 꿀벌을 키우려면 설탕물은 적절히 활용하고, 주변 환경의 꽃가루 등의 보조밀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건강한 벌들한테서 태어난 새끼 벌들이 세대교체를 이뤄나가야 폭발적으로 벌의 개체 수가 많아질 수 있다”며 “꿀을 얻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만 해도 기후 환경이 남쪽과 북쪽이 너무 다른데 남쪽 지역에서 찍은 유튜브를 보고 수도권에서 양봉하려 하면 벌들이 한순간에 죽을 수도 있다”며 “유튜브 등을 통해서보다는 양봉학교를 통해서 직접 배우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