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스키. 보드 즐기다 통증땐 '반월상연골판파열' 의심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 등록 2022-12-28 오전 7:04:50

    수정 2022-12-28 오전 7:04:50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강추위와 함께 스키시즌이 돌아왔다. 스키와 보드 같은 겨울 스포츠의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 기다려온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스키와 보드는 눈 위에서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겨울철 대표 스포츠이다. 새하얀 설원 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동안 느끼는 스릴과 쾌감은 차가운 겨울바람마저 무색하게 만들 정도이다. 문제는 활강 속도가 빠른 만큼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12월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스키장 안전사고 중 92.6%가 라이딩 중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서 생긴 사고로, 그중 절반이 넘는 이들이 뼈와 인대에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상 중 하나가 반월상연골판파열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 사이에 존재하는 반달모양의 구조물로 관절로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하고 신체를 지탱한다. 그러나 운동 중 지속해서 무리하거나 심한 충격이 가해질 경우 해당 부위가 파열될 수 있다. 다리를 고정하며 급격한 방향 전환을 하는 스키와 보드의 특성상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는 만큼 반월상연골판파열이 발병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반월상연골판파열 시 무릎에서 ‘뚝’ 소리와 함께 통증이 발생한다. 동시에 무릎의 안정감이 줄어들면서 삐걱거림과 함께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느껴진다. 또한 무릎 충격이 제대로 완화되지 않아 양반다리나 무릎을 꿇을 때, 다리를 꼬는 자세 등에서 통증이 심해진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이러한 증상은 더욱 심해지는데 심한 경우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동작이 힘들어지고 부종까지 생길 수 있다. 파열이 심하지 않은 경우 시간이 지나며 증상이 완화되기도 하나, 방치 시 손상 부위가 악화되며 퇴행성관절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통증이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전문병원에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초기라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와 함께 압박붕대 및 부목 등을 이용하여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통증이 심하고 파열 정도가 심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과 봉합술, 이식술 등이 진행한다.

여기서 관절내시경이란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처럼 특수 소형카메라가 부착된 첨단 의료 장비이다. 치료 시 4mm 정도의 가느다란 내시경이 삽입되며 관절 내부의 모습이 모니터 화면에 송출된다. 그렇기에 X-ray나 CT, MRI와 같은 영상 검사로도 확인하기 힘든 부위까지 정확히 확인이 가능하며 치료까지 진행할 수 있다.

1cm 미만의 최소 절개를 통해 진행되는 관절내시경은 기존 절개술에 비해 출혈량이 적어 안전하며 후유증이 적어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치료 후에도 일상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다.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반월상연골판파열과 같은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 장비를 잘 갖추고 무리한 방향 전환은 가급적 피할 것을 권장한다. 이와 함께 운동 전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실시하여 추운 겨울철 근육이나 인대 등이 경직되지 않도록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돌과 같은 예기치 못한 사고가 생겨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에 가급적 빨리 방문해 진찰을 받아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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