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남도 동학의 풍운아 이방언을 아십니까

탐진강
이판식|396쪽|호밀밭
  • 등록 2022-10-27 오전 7:32:59

    수정 2022-10-27 오전 7:32:59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사람을 하늘같이 섬기고(事人如天)’, ‘있는 놈 없는 놈 함께 사는 세상(有無相資)’을 꿈꿨던 ‘동학혁명의 4대 격전지’ 전남 장흥 탐진강 민초들의 이야기가 소설로 탄생했다.

이판식 전 광주국세청장이 최근 펴낸 소설 ‘탐진강’(호밀밭)이다.

장흥 출신의 이판식 전 청장은 8년에 걸쳐 다양한 문헌과 자료 조사, 현장 답사 및 고증,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갑오년 장흥 탐진강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해온 민중의 목소리를 복원해냈다. 소설은 남도 동학의 풍운아 이방언 장군(1838년~1895년)의 생애가 중심이다.

소설의 첫 장면은 계사년(1893년) 겨울, 부용산에 오른 장흥접주 이방언 일행의 모습 묘사로 시작한다. 이곳에서 이방언 장군은 한 해 전, 장흥 유림의 동문록에서 삭적된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자네도 알다시피 공자님께서 무어라 하셨는가? 정치라는 것이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넉넉히 하며 백성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란디, 조선에 들어온 주자학은 백성들이 먹고사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 알량한 이(理)가 중허냐 기(氣)가 중허냐 하는 명분론에만 빠져서 당파싸움만 일삼다 보니 이 지경이 된 것이 아닌가 말이여?”

이 장군은 1년 후인 갑오년(1894년)을 맞아 다양한 신분과 배경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장흥 석대들 전투를 지휘하게 되고 그해 겨울 3000여명의 동학농민군과 함께 장렬히 산화했다.

장흥 석대들은 정읍 황토현, 공주 우금치, 장성 황룡과 더불어 동학혁명의 4대 격전지로 꼽힌다. 탐진강은 전남 영암 금정산에서 발원해 유치와 장동을 지나 한 많은 장흥읍 석대들을 적시고 강진만으로 흘러든다.

명문가의 후손으로 뛰어난 학식을 겸비했던 이방언 장군이 어떤 계기와 고민을 통해 동학에 투신하며 장흥부 대접주가 됐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의 생각과 그들이 바라본 당시 사회의 모습은 어땠는지, 그리고 이들이 꿈꿨던 세상의 정체는 어떤 것이었는지, 소설을 읽다 보면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와 고뇌가 1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롯이 느껴져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탐진강’을 통해 현재를 꺼내든다. 이 전 청장은 “동학농민군들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고 되새기는 것은 후세에 사는 우리들의 책무이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지금을 사는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소설가 한승원은 추천사에서 “이 소설의 진짜 숨은 그림은 여느 다른 고을과 달리 왜 장흥에서 그렇듯 동학이 성하였으며 이 나라 동학혁명의 마지막 횃불이 왜 장흥에서 타올랐는가에 대한 해답 속에 있다”며 “이 작가의 시각은 우리 모두가 나아갈 길을 멀리 내다보기 위한 렌즈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썼다.

이 전 청장은 국립세무대학 4기로 졸업해 8급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청와대비서실 행정관, 부산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올 7월 광주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36년간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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