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식 전 광주국세청장이 최근 펴낸 소설 ‘탐진강’(호밀밭)이다.
장흥 출신의 이판식 전 청장은 8년에 걸쳐 다양한 문헌과 자료 조사, 현장 답사 및 고증,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갑오년 장흥 탐진강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해온 민중의 목소리를 복원해냈다. 소설은 남도 동학의 풍운아 이방언 장군(1838년~1895년)의 생애가 중심이다.
장흥 석대들은 정읍 황토현, 공주 우금치, 장성 황룡과 더불어 동학혁명의 4대 격전지로 꼽힌다. 탐진강은 전남 영암 금정산에서 발원해 유치와 장동을 지나 한 많은 장흥읍 석대들을 적시고 강진만으로 흘러든다.
명문가의 후손으로 뛰어난 학식을 겸비했던 이방언 장군이 어떤 계기와 고민을 통해 동학에 투신하며 장흥부 대접주가 됐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의 생각과 그들이 바라본 당시 사회의 모습은 어땠는지, 그리고 이들이 꿈꿨던 세상의 정체는 어떤 것이었는지, 소설을 읽다 보면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와 고뇌가 1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롯이 느껴져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게 한다.
소설가 한승원은 추천사에서 “이 소설의 진짜 숨은 그림은 여느 다른 고을과 달리 왜 장흥에서 그렇듯 동학이 성하였으며 이 나라 동학혁명의 마지막 횃불이 왜 장흥에서 타올랐는가에 대한 해답 속에 있다”며 “이 작가의 시각은 우리 모두가 나아갈 길을 멀리 내다보기 위한 렌즈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썼다.
이 전 청장은 국립세무대학 4기로 졸업해 8급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청와대비서실 행정관, 부산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올 7월 광주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36년간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