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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매출 비중이 높은 건설주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은 부동산 경기가 악화한 탓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정책이 강화되면서 분양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누적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9만5855가구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지만, 주택 착공 규모는 22만3082가구로 전년 대비 28.3% 줄었다. 인플레이션으로 공사비가 증가했지만 상승분을 분양가에 전가하기 어려워지자 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는 주택이 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한 달간 건설지수는 상승세다. 이날 KRX건설 지수는 594.23을 기록해 한 달 전 대비 30.55포인트(5.4%) 올랐다.
건설지수 상승을 견인한 건 해외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였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대표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2만3350원으로 마감해 한 달 전보다 17.9% 뛰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000720)과 DL이앤씨(375500)는 각각 4.4%, 3.0%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해외사업 비중에 따른 건설사의 주가 흐름 차별화가 내년부터 심화될 것으로 봤다. 장기간 유가 상승 수혜를 본 중동 국가들의 재무 상태가 본격 개선되면서 에너지 사업 발주에 역량이 있는 기업의 주가가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주요 발주국의 재정수지 개선과 아람코, 아드녹 등 주요 발주처의 설비투자액(Capex) 증가 계획으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발주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된 2023년에 본격화될 것”이라며 “해당 지역에서 수주를 전개하는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DL이앤씨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주요 국가의 중장기 프로젝트 발주 계획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한국 EPC 기업 입찰 파이프라인도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보다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주 물량 증가가 나타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