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밖에 서울우유가 낙농가에 월 30억원 규모의 자체적 ‘목장경영 안정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원유 매입가를 인상했으며, 맥도날드는 반년만에 대표 메뉴 ‘빅맥’ 가격을 또 올렸다. 맥도날드뿐 아니라 버거킹, 롯데리아, KFC, 맘스터치, 노브랜드 버거 등 대부분의 버거 업체들이 1년도 안 돼서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면서 ‘버거플레이션’(버거+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심 ‘적자’, 오뚜기·삼양식품 ‘방긋’..라면 3사 엇갈린 성적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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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전체 매출의 약 78.9%가 라면사업에서 발생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 약 1조1776억원 중 약 92.9%(미·중 등 해외 5개법인 현지 생산·판매분 포함)가 내수 매출로 내수 의존도가 매우 높다. 라면에서도 지난 1986년 첫 출시한 후 지금까지 농심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신라면’ 단일 제품 매출 비중이 약 8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쏠림세가 심하다.
신라면을 비롯해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 농심의 주력 제품도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데다 몇 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인상폭도 50원 안팎에 머무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농심의 주력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판매단가가 낮을 뿐만 아니라 치솟는 원가 상승 부담분을 감당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영업이익 개선세를 보였다. 오뚜기는 라면 외 사업 비중이 크다. 삼양식품은 수출비중이 높은 탓에 상반기 달러 강세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반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 1조5317억원과 영업이익 10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3%(1918억원), 23.5%(20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7893억원과 477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약 18.0%(1206억원), 31.8%(115억원) 늘며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신장했다. 오뚜기는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약 25%를 차지하는 2위 사업자다.
올 상반기 오뚜기의 라면 사업(면제품류) 매출액은 약 3902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약 25.5% 비중에 그친다. 유지류(18.1%), 양념소스류(14.2%), 농수산가공품류(12.3%), 건조식품류(12.2%), 기타(17.6%)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라면 원가 상승 부담을 상쇄시키며 전반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은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59.1%(1700억원) 증가한 45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1.3%(232억원) 급증한 518억원이다. 삼양식품도 매출 가운데 라면사업 비중이 95%에 이르지만 수출 비중이 커 농심과 다른 실적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약 69.1%를 차지한다. 삼양식품은 특히 2분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833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수출국 및 불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재현 CJ 회장, 상반기 급여 49억원…손경식 회장 1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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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는 이번 서울우유의 경영안정자금 지급 결정을 두고 자체적으로 원유 매입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원유 공급자인 낙농가와 수요자인 유업체가 자율로 시장 수요, 생산비 등을 종합 고려해 별도 정부 지원 없이 결정한 만큼 정부가 간섭할 여지는 없다는 판단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생산비와 연동한 원유가격 결정 방식을 음용유 및 가공유 등 용도별 가격 차등화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낙농제도 개편을 신속히 추진해 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낙농육우협회(낙농협)를 중심으로 낙농가들은 경영 피해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다른 유업체들은 낙농진흥회로부터 원유를 구매하는 구조여서 낙농진흥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우유가격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우유는 자체적으로 원유를 조달하기 때문에 낙농진흥회를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다른 유업체들과는 매입 구조가 다르다. 다른 주요 유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낙농가와 원유 가격 협상 이전에 우유 등 제품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주요 유업체 관계자는 “차등가격제 도입을 우선 마무리해야 다음 단계인 원유 가격 산정 협상, 우유 제품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원윳값이 오르지 않았는데 유업체들이 흰 우유 가격을 인상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우유도 이번 결정에 따른 여론 악화 등으로 당장 우유 등 제품가격 인상 여부 딜레마에 빠졌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대의원 총회에서 결정한 경영안정자금 지급은 원유 구매가격 인상이 아닌 지원금”이라며 “최종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 차등가격제와 원유가격 산정 논의 결과를 기다리면서 준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치킨은 왜 쌀까’…치킨값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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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형마트의 치킨 가격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가격이라고 일축한다. 대형마트는 △유통 과정 단순화에 따른 비용 절감 △조리 설비 구비에 따른 추가 투자비용이 없는 점 △프랜차이즈 치킨과 다른 고객 구매성향 때문에 초저가 치킨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마트 치킨이 싸긴 싸지만 현재 프랜차이즈 치킨과 1대 1로 비교하는 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치킨의 가장 큰 재료인 생닭의 가격은 마트 치킨이 더 비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마트 치킨에 주로 사용하는 7~8호 닭의 가격(18일 기준)은 ㎏당 4244원,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9~10호 닭의 가격은 3923원이다. 하지만 마트에서 판매하는 치킨값에는 순수하게 치킨 가격만 들어간 반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는 절임무, 소스 등 부대비용이 다 포함된다.
또 대형마트의 경우 마트를 방문한 손님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치킨 프랜차이즈와 달리 별도의 광고 및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는 점도 제품 판매가를 낮출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프랜차이즈의 경우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경우가 많아 광고·마케팅 비용도 최종 상품 가격에 포함되는 구조다.
맥도날드, 반년만에 가격 또 인상..버거값도 줄줄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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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2월 17일 30개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약 6개월 만에 가격을 또 올린 것이다. 다만 가격 조정 후에도 주요 인기 버거 세트 메뉴는 점심 할인 플랫폼 ‘맥런치’를 통해 정가 대비 최대 20% 할인 가격에 제공한다.
맥도날드 외에도 지난해 말부터 올 들어 가격을 일제히 한 차례씩 올린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최근 또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 1월 3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2.9% 올린 후 약 6개월 만인 지난달 29일 4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5% 추가 인상했다. 버거킹 대표 메뉴 ‘와퍼’는 6400원에서 6900원으로 약 7.8%(500원) 올랐고, ‘와퍼 세트’는 8400원에서 8900원으로 약 6.0%(500원) 올랐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지난해 12월 약 60여개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린 데 이어 지난 6월 81종의 가격을 평균 또 한차례 5.5% 인상했다. ‘새우 버거’와 ‘불고기 버거’ 단품 버거 가격은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약 9.8%(400원), 세트 메뉴는 6200원에서 6600원으로 6.5%(400원) 인상됐다.
KFC 역시 지난 1월 ‘징거 버거’와 ‘오리지널치킨’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0~200원 올린 후 반년 뒤인 지난달 12일 200~400원씩 추가 인상했다.
맘스터치(220630)도 지난 2월 37가지 메뉴의 가격을 올린 지 6개월 만인 지난 4일부터 총 50종 제품 판매가격을 추가 인상했다. 대표 메뉴 ‘싸이 버거’ 단품은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약 4.9%(200원)올랐다.
신세계푸드(031440)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12월 버거 제품의 가격을 평균 2.8% 올린 데 이어, 약 8개월 만인 이달 18일 40개 메뉴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대표 메뉴 ‘NBB 시그니처 세트’는 5600원에서 5900원으로 약 5.4%(300원) 인상됐다.
버거 업체 모두 추가 가격 인상 이유로 최근 계속되는 원재료 가격 오름세와 물류비·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주요 버거 업체들이 1년에 두 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버거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며 서민 먹거리 물가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