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건강]포도막염, 초기에 진단·치료가 매우 중요

빛의 양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발생
김기영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 등록 2022-03-05 오전 9:09:04

    수정 2022-03-05 오전 9:09:04

[김기영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눈 속에는 꼭 포도껍질을 닮은 막이 있다. 혈관이 많이 연결돼 검붉은 빛을 띠는 이 조직은 모양 그대로 ’포도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포도막은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 빛의 초점을 맞추는 모양체,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맥락막을 둘러싸고 있다. 이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포도막염이라고 한다. 비슷한 증상의 다른 안과 질환과는 치료법이 달라 초기에 진단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되고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전체 실명환자의 10%가 포도막염이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포도막염은 병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진균, 기생충 등에 의해 발생한다. 결핵, 매독, 헤르페스, 수두, 가축으로부터의 톡소플라즈마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비감염성은 자가면역기전에 의한 면역시스템의 이상으로 내 몸의 항체가 눈을 공격해 발생한다. 베체트병, 강직성 척추염,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장질환, 전신혈관염 등 다양한 전신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충혈, 시력저하, 통증, 날파리증(눈앞에 날파리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염증물질들이 보이는 증상)이 있다. 백내장, 녹내장 등 다른 안과질환과 증상양상이 비슷해 포도막염의 진단을 더욱 어렵게 한다. 포도막염으로 인한 통증은 눈을 움직일 때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 의료진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검사가 필요하다.

원인이 매우 다양한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의 병력 및 생활습관, 애완동물 접촉, 관절염, 피부질환, 궤양, 기침 여부까지도 확인한다. 이후 안구단층촬영(OCT)검사, 안저검사, 세극등검사, 형광안저촬영검사를 진행한다. 추가적으로 필요에 따라 혈액·소변·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며, 진단되지 않으면 눈에서 체액을 흡인하거나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검사하기도 한다.

감염성 포도막염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원인이 되는 균주를 찾아내 그에 맞는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반면,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 치료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진행한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보통 점안액으로 시작하며 경구나 주사제제는 염증의 활성도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가면서 사용한다. 필요에 따라 눈에 스테로이드를 눈에 직접 주사할 수도 있는데, 주사방법으로 안구주위 또는 안구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있다.

최근에는 1회 주사로 수개월 동안 유리체강 내 스테로이드 효과가 유지되는 덱사메타손 임플란트 삽입술 및 공막에 스테로이드 스텐트를 거치시키는 최신 기술로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이 해소되고 있다. 스테로이드 치료를 장기간 시행하는데도 호전이 없거나 재발할 때,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에는 사이클로스포린 등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추가해 사용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스테로이드 치료 시 당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류마티스 질환인 베체트병 환자의 경우도 기저질환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합병증이나 기저질환이 동반된 포도막염은 안과 단독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 타 진료과와 협진으로 진단하고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막염은 만성질환이고 치료의 효과도 빠르게 나타나지도 않는다. 중간포도막염, 후포도막염의 경우는 보통 3년 이상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을 신뢰하고 오랫동안 함께 치료해야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김기영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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