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기획]①이념 아닌 `기회·희망`에 한 표 던진다

여야 청년 정치인들이 말하는 2030세대
MZ 구애 나선 여야 대선 후보들
청년 문제 여전히 단편적으로 보는 듯
  • 등록 2021-11-23 오전 7:32:50

    수정 2021-11-23 오전 7:41:28

[이데일리 권오석 이지은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포함해 여야 대선 주자들의 주요 화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다. 이들 2030세대가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의 승부를 가를 최대 `캐스팅 보터`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의 초반 행보 역시 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지난 12일 두 달간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전국 순회 프로젝트에 돌입한 이재명 후보는 청년층과의 교감을 통해 MZ세대 민심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측은 “버스 내부 스튜디오에 MZ세대를 초청해 대화하는 `MㅏZㅏ요`(마자요) 토크, 차박용 차량으로 캠핑을 하는 `명심 캠핑` 등을 통해 2030 청년층과의 교감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후보 역시 경선 중이던 8월 21일 `민지야 부탁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민지는 MZ세대를 의인화 한 것으로, 청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취지였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댓글을 남기면 윤 후보가 직접 답변하고 청년원가주택·유급 난임휴가 7일 등 관련 정책과 공약을 소개하는 식이다. 윤 후보 측은 “선대위 산하 `미래위원회`는 `민지야 부탁해` 통해 들어온 수많은 청년 사례를 접하면서 후보가 이를 직접 챙겨야겠다고 생각해 직속기구로 이어진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충북 괴산군 감물면 ‘뭐하농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청년 농부와의 `마자요 토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 제공)


`MZ세대` 키워드는 `기회`와 `희망`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청년 정치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들은 소속을 떠나 `MZ세대`의 키워드를 ‘기회’와 ‘희망’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세대의 특성으로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자유로움과 비고정성(非固定性)을 들었고,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행보를 두고서는 청년 문제를 단편적·1차원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영훈(27)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22일 “`대전환` `공정과 상식` 같은 (거시적 담론 보다)집을 살 수 있는 기회, 취업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 등 개별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이룰 수 있는 사회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진(26) 청년정의당 대표는 “산업화나 민주화 등 세대적 경험이 주축이 된 역사적 계보와 청년 세대는 거리가 있다”고 진단한 뒤, “코로나 이후 최악의 실업난, 천정부지로 치솟한 부동산 가격으로 불안정한 시대에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준우(26) 국민의힘 대변인은 “과거 고성장 시기에는 금리가 높아도 경제성장이 됐고 성실히 돈을 모아 나가면 자산을 형성하고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었지만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희망 자체가 파괴됐다”면서 “계층 이동 사다리의 복원과 수직적·수평적 불공정을 모두 개선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수빈(22) 국민의힘 남양주 당원협의회 청년위원장은 “청년들이 최근 코인과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하는 건 결국 기회의 불평등과 닿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 중이던 지난 8월 청년 세대 문제 해결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 `민지야 부탁해`를 시작했다. `민지`는 `MZ세대`를 의인화 한 콘셉트로, 이 캠페인을 통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모색할 예정이다. (사진=유튜브 캡처)


갈등 조장 경계…`꿈 넘어서의 꿈` 고려해야

`이대남·이대녀` 현상은 의도적인 편가르기로 갈등을 부각시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화빈(21)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은 “20대 남녀 간 혐오는 실존한다고 보지 않는다. 특정 커뮤니티나 어떤 의도에 의해 정치적으로 조장된 의견”이라면서 “성차별은 다른 얘기겠지만 서로 간 혐오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과 정의는 결과의 평등을 원하는 게 아니라 소득이나 재산, 성별에 상관 없이 기회를 동등하게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훈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최근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담긴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의 글을 공유한 것과 관련, “공론의 장에서 어떤 지점이 과연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논의해 보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이 낮고 비호감도가 높은 원인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우선 기존의 거대 양당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들었다. 이화빈 부위원장은 “정당 이름만 바뀌었지 인력 풀에 대해서는 진력이 나 새로운 사람을 원하는 기류가 있다”고 분석했다. 강민진 대표는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청년층에게 인간적 매력을 주기에는 부족하다”면서 “특히 여성 청년표는 두 후보 모두 투명 인간 취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표면적인 소통이나 근시안적 공약 이상의 행보를 당부했다. 양준우 대변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가올 경제 위기에서 기민하게 대처하고 성장세를 견인할 유능한 정부를 원하는데 결국 청년의 선택 받기 위해서는 안주하지 않고 쇄신을 통해 유능한 조직이라는 걸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이화빈 부위원장은 “꿈의 연결성이 있다. 취업 이후의 삶, 꿈 넘어서의 꿈이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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