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30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공매도 부분재개에 대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인이 주식을 빌려주고(대여) 빌릴 수 있는(차입) 개인 간 연결(P2P) 플랫폼 디렉셔널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이윤정 대표는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여 요율, 국내 주식 배당 3% 상회”
이 대표는 단순히 디렉셔널 플랫폼을 통해 ‘개인이 공매도를 많이 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관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공매도에 집중하는 것보단, 대여를 통해 ‘잠자고 있는’ 주식을 굴려 추가 수익을 내게 하는 게 그가 우선시하는 점이다.
이 대표는 “공매도로 대표되는 숏(매도)만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는 드물고 숏 자체만을 전략 삼아 돈을 버는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다”며 “기관은 주로 올라갈 때 좀 돈을 덜 벌 순 있겠지만 빠질 때도 돈을 덜 잃는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공매도를 이용하는데, 유사한 가격 흐름을 보이는 두 자산에서 일시적 가격 괴리가 있을 때 안정적인 차익 실현을 보는 등의 롱숏 전략을 구사할 때 활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대여 수익뿐 아니라 주식 대여 시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담보로도 수익이 추가된다. 이 대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20년간 매년 20만원의 코스피 지수를 샀다고 가정하면 대여 수익은 약 290만원이다. 이는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합한 금액 1152만원의 25%에 해당한다. 개인에 대여가 허용됐을 시 대략 낼 수 있는 추가 수익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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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개인이 디렉셔널을 통해 공매도를 하면서 자신의 투자 레벨을 올리길 기대한다. 일차적으론 직접 공매도를 하면서 공매도로 수익을 내는 게 생각보다 어렵고, 주식을 빌려줬다고 해서 보유 주식이 꼭 하락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닫길 바랐다. 궁극적으로는 개인도 기관처럼 숏이라는 무기를 얻는 것이다. 숏 자체로 돈을 벌기보단 헤지로 활용하고 분산투자를 하게 되는 게 소기의 목적이다. 이같은 관점은 디렉셔널 앱 윌렛(Welet)에도 녹아있다. 글로벌 페어 트레이딩 등을 염두에 두고 국내 주식과 비슷한 외국 주식을 소개하고 대차 거래 데이터를 제공한다. 투자자들의 실력 향상, 시야 넓히기란 디렉셔널의 기본 철학이 깔렸단 얘기다.
이 대표는 “저희 플랫폼의 역할이 단순 차입 기회를 드리고 공매도를 지원하겠다기보다는 개인들이 대차거래를 통해 시장을 더 많이 알게 하는 것이 됐으면 한다”라며 “예를 들면 공매도를 하고 나서 들어오는 공매도 대금으로 원하는 주식을 사는 롱숏전략도 써보고, 내가 구축한 포지션이 시장에서 통했는지도 살펴볼 줄 알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접근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디렉셔널은 대차 거래량 등 다양한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투자자가 시장이 보내는 시그널을 읽어내는 법도 배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디렉셔널의 윌렛은 현재 베타서비스 중으로, 모의투자를 해볼 수 있다. 협력 증권사와의 협의를 마치는 대로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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