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플랫폼’ 카카오, ESG 닻 올렸다

<기승전 ESG 어떻게>(12)카카오
카카오, 은행·결제·이동·상거래 등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
‘ESG 경영’ 속도…올해 이사회 내 위원회 신설
12대 실천 분야 80여개 추진과제 진행…상반기 중 ESG 보고서 발간
  • 등록 2021-05-21 오전 6:00:00

    수정 2021-05-21 오전 9:25:08

‘탄소중립’을 전제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생존하기 위해 공존을 모색해야만 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ESG 경영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데일리는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와 공동으로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현황을 살펴보는 연속 기획 기사를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이프 카카오 2020(if kakao)’ 콘퍼런스에 참석한 조수용(왼쪽), 여민수 대표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035720)가 서비스 중인 ‘카카오톡’을 수식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런 카카오를 국민 메신저 기업으로 부르기엔 모자란 감이 있다. 따지고 보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민 생활 전반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이다. 국민 플랫폼 기업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처럼 기업의 덩치가 커진 만큼 여느 때보다 카카오에 사회적 시선이 쏠려있다. 회사는 올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변화를 추진한다. 경쟁사 대비 ESG 대응이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올해 들어 부쩍 속도를 올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1월 12일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같은 달에 인권경영선언문과 증오발언 근절 원칙을 발표하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는 등 잰걸음을 이어가는 중이다. 상반기 중엔 ESG 경영 현황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할 예정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ESG 위원회에서 ESG리스크를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립하는 한편, 이사회 평가제도를 도입해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이사회 운영의 효율을 높였다”며 “ESG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환경(E) 경영’ 속도 내는 카카오

카카오는 올해 4월 인터넷 서비스 업계 최초로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 ‘ISO 14001’ 인증을 취득했다. ISO 14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인증 중 하나로 기업이 환경경영을 기업경영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하는지 평가해 인증하는 국제규격이다.

카카오는 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 계획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인증을 획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사내에 환경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다양한 목표를 구체화하고 있다.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친환경 데이터센터 건립은 지난해 9월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와 함께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본격화했다. 4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 1271 한양대학교 캠퍼스혁신파크 내 일원 1만8383제곱미터(㎡) 규모 부지에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을 건설한다.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규모를 갖춘다. 말 그대로 초대형이다. 데이터센터 전산동 건물 안에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EB(엑사바이트)에 달한다. 상수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빗물을 모아 활용하는 등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냉동기, 항온항습기 등 장치를 설치해 전기 소모량도 줄인다.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해 글로벌 수준의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카카오프로젝트100 백일노트 이미지
◇우리 사회에 녹아든 카카오, 프로젝트100 눈에 띄네


카카오가 ESG 경영 가운데 가장 잘하는 분야가 사회(S)다. KCGS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카카오 사회 경영 부문 평가는 A+다. 전년 B+ 평가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대표적으로 거론할 만한 프로젝트는 ‘카카오프로젝트100’이 있다. 2019년 9월부터 시작했다. 일상의 작은 성취를 통해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행동 변화 플랫폼이다. 참여 인원은 2020년까지 누적 기준 5만6303명, 같은 기간 총 프로젝트 수는 1820개에 달했다.

참여 인원은 100일간의 인증과 서로의 도전을 격려하는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하면서 실천 시 전액 환급하는 보증금 제도로 매일 행동의 동기를 제공하고 보증금 기부를 통한 나눔도 실천한다. 현재 오픈베타 테스트 중이며 2020년 베타 시즌2와 베타 시즌3를 운영했다. 2020년에 진행한 ‘무업 청년들의 랜선회사 놀이, 니트컴퍼니’ 프로젝트 종료 후에는 카카오프로젝트100이 청년들의 고민 해결에 미친 효과와 영향을 심층 인터뷰와 연구를 통해서 공개한 바 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기업의 디지털 책임(CDR)’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 ‘인권경영선언문’을 제정하고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을 발표했다. 2월엔 인공지능(AI) 윤리 교육을 시행했다.

인권경영선언문엔 국제연합(UN)의 △세계인권선언 △유엔기업과 인권이행지침 △국제노동기구(ILO) 선언에 관한 국제적 원칙을 담았다. 적용 범위는 카카오 본사는 물론 국내외 계열사와 그 구성원을 포함한다. 비즈니스 파트너에게도 ILO가 권고하는 노동 원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 이용자 개인정보의 경우 법규에 준하는 정보만 요구하고 기록, 저장한다는 약속도 명시했다. 인권 침해 제보 채널도 열어뒀다. 회사 윤리경영팀에 우편, 이메일,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도 눈에 띈다. 작년부터 내부 논의를 거쳐 2021년 1월 운영정책에 적용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한국언론법학회와 공동으로 학술 연구를 진행했고 연구진 공모와 확정 그리고 중간 연구 결과를 세미나 형식으로 외부에 공개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 회사는 작년 말 관련 원칙과 녹서를 대외 공개하고 올해 운영정책 내 일부 조항을 보다 구체적으로 수정, 적용했다.

증오발언 정책은 지속 개편한다. 이 원칙은 공개 게시물 영역에 한정한다. 카카오톡의 사적 대화공간과 메일, 톡서랍 등 개인화한 서비스 그리고 비공개 게시글엔 프라이버시 존중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카카오 ESG 평가 결과(KCGS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발표)
◇상호·순환출자 없는 지배구조…헌장 발표


카카오는 자산 총액이 10조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돼 있다. 그러나 여느 대기업과 달리 상호출자나 순환출자가 없다. 카카오를 포함해 네이버, 넷마블 등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2세 승계와는 거리가 먼 행보를 이어왔다. 최근 개인 주식을 털어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 관련한 외부 시선도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회사가 지난 1월 발표한 기업지배구조헌장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이해관계자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 등 5개 영역에 대한 운영 방향과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의 감독 아래 경영진은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았다. 해외 투자자를 위해 영문으로도 제공 중이다.

여민수 대표는 “올해 ESG 위원회 신설을 시작으로 내부에서 12대 실천 분야를 정하고 80여개의 추진과제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상반기에 발간할 ESG 보고서를 통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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