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위원장 건강 이상설 정부 대비책 세워야

  • 등록 2020-04-27 오전 5:00:00

    수정 2020-04-27 오전 5:00:00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심혈관 시술을 받고 경과가 좋지 않아 중태에 처했다는 게 대체적인 내용이다. 심지어 그가 뇌사 상태에 빠져 식물인간이 됐다는 극단적인 소문도 전해진다. 반면에 그가 여전히 건재하며 신변을 책임지는 경호원 중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해 경호상 문제가 야기됐을 뿐이라는 얘기도 없지 않다. 물론 모두 정식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수준의 얘기들이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가 인민군 창건 88주년 기념일이던 어제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행사에도 불참함으로써 건강상 논란이 증폭되던 터였다. 지난 11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게 벌써 보름도 넘는다. 비대한 몸집으로 평소 여러 만성질환에 시달렸을 것으로 추측되던 만큼 이처럼 장기적인 대외활동 공백이 각종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북한 정세에 급변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 매체들도 김 위원장의 동정 기사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어제는 삼지연시 일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으며, 지난 22일에는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답전을 보냈다고 한다. 비록 관련 사진이나 영상이 없는 상태로 보도된 것이지만 그것만으로 북한 지도체제에 이상 동향을 엿보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북한 내각도 김 위원장의 방러 1주년을 맞아 러시아와 축전을 주고받는 등 평소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김 위원장이 과거에도 외부에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경우가 없지 않다. 당장 내일이라도 태연한 얼굴로 다시 공개석상에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반드시 건강상의 문제가 아니라도 이처럼 계속 두문불출하는 데는 분명히 무슨 곡절이 있을 것이다. 특히 4·27 남북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강화키로 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도 만반의 대비책이 필요하다. 우선은 평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부터 정확한 정세 판단이 따라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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