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차트 공정성 논란으로 사용자 대거 이탈
이를 비롯 최근 국내 주요 스트리밍 사이트의 음원 차트가 대중적인 인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재기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순위를 높였다는 의혹을 받는 음원들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이 외에도 음악 방송 순위 선정에서 높은 음원 점수를 얻기 위한 소수 팬덤의 ‘무한 스트리밍’으로 차트가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약 8년간 멜론을 이용해왔던 직장인 박지현(28·여)씨는 음원 차트에 대한 신뢰도가 현격히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듣는 가수의 노래가 음원 차트 상위권에 포진해있는 것을 보며 오히려 차트 상위권에 있는 노래는 거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국내 1위 음원사이트 멜론의 국내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서비스 월 이용자수(2019년 12월 기준)는 389만 5012명으로 전년대비 41만 명이 감소했다. 점유율 역시 전년 대비 5.7%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음원 차트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차트 상위권 노래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대중이 많아진 탓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실시간 차트가 아닌 사용자 취향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내세운 SK텔레콤의 음악 플랫폼 ‘플로’는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21%를 돌파하며 업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음악 추천’을 선보인 KT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 역시 작년 대비 이용자 수 60만 명이 증가했다.
지니를 이용하는 설은영(26·여)씨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나 장르의 음악을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정확도 높게 추천해줘 편리하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음악 재생 기능을 특화한 애플리케이션(앱)인 유튜브 뮤직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의 월간 사용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 73만여명으로 벅스를 제치고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4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뮤직의 강점 역시 ‘음악 추천’ 기능이다. 유튜브 뮤직의 메인 화면에는 음원 차트가 아니라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재생목록을 만들어주는 ‘큐레이션’이 제공된다. 이 기능으로 날씨, 장소, 기분에 맞춰 다양한 음악 카테고리를 재생할 수 있다.
세계 1위 스포티파이, 지각 변동 가져올까
연내 국내 진출 예정인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시장에 가세할 경우 지각 변동이 거세질 확률이 높다.
스포티파이의 성공 요인 역시 ‘노래 추천 기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좋아할 만한 곡을 제안하는 기능으로 세계 1위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가 됐다. 실제로 스포티파이가 제공하는 ‘디스커버 위클리’, ‘프레시 파인즈’ 등의 음악 추천 서비스는 이용자의 취향을 정확하게 맞추기로 유명하다.
박지현(28·여)씨는 “기존의 차트 위주였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며 “스포티파이의 상륙이 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이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