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적발액 8000억원 '역대 최대'..빅데이터로 잡아낸다

보험사, 사기 방지 안간힘
삼성화재 등 적발 시스템 구축
손보·생보협회 공조체계 강화
  • 등록 2019-04-24 오전 6:00:00

    수정 2019-04-24 오전 6:00:00

(그래픽=김다은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보험 사기를 뿌리 뽑아서 새는 보험금을 줄이겠습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올해 초 기자 간담회에서 한 작심 발언이다. “보험 사기를 향한 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고 사기꾼이 가로챈 보험금을 환수할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소신이다. 이른바 ‘사무장 병원’의 과잉 진료로 보험금이 줄줄 샌다는 손해 보험 업계의 호소를 대변한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 사기 적발금액은 7982억원으로 2017년보다 9.3%(680억원)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전체 적발금액 중 금감원 조사를 통한 적발액이 약 1300억원, 보험회사 자체 적발액이 6700억원으로 보험사가 직접 잡아내는 사기액이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한다.

보험 사기는 금감원이 통계 집계 기준을 바꾼 2009년 이후 해마다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2009년 3367억원에서 2014년 5997억원, 작년 약 8000억원으로 적발액이 매년 수백억 원씩 늘고 있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조직형 보험 사기에 보험 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양대 보험협회인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협회 내 자체 보험사기조사팀과 보험범죄센터를 중심으로 각 보험사의 특수조사팀(SIU), 금융감독원과 보험 사기 적발을 위한 공조 체제를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양 협회가 2001년부터 매년 보험 범죄 방지 유공자 100여명을 선발해 상을 주는 등 보험 사기 대응을 적극 독려해왔지만, 갈수록 진화하는 사기 수법을 따라잡기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최호진 메리츠화재 SIU실장은 “적발한 보험 사기는 전체 보험 사기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지능화한 보험 사기범과의 두뇌 싸움으로 연일 눈코 뜰 새가 없다”고 말했다.

보험 사기 방지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도 적극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의 ‘보험 사기 방지 시스템(IFDS)’이 대표적이다.

신용 정보 집중 기관인 한국신용정보원은 보험개발원으로부터 보험사고정보시스템(ICPS)을 넘겨받아 보험 사기 적발에 활용하고 있다. 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 이력을 바탕으로 사고 일시, 사고 내용, 치료 이력 등을 한데 모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보험 사기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신현철 신용정보원 보험정보관리2팀장은 “축적한 보험금 지급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차 사이드미러(후사경) 등에 일부러 손을 부닥치는 일명 ‘손목치기범’도 잡아낼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을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특별 사법 경찰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단속을 강화해도 좀처럼 줄지 않은 사무장 병원을 조기에 퇴출하기 위해서다. 일반 경찰처럼 수사권을 가진 별도 조직을 꾸려 보험 사기단에 철퇴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보험금 과다 청구 등 연성 보험 사기도 보험사의 골칫거리다. 보험 사기가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낮다보니 연성 사기 적발금액이 전체 보험 사기 적발액의 75.2%(2017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만연한 상황이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연성 보험 사기범은 경성 보험 사기범보다 심리적·사회적 요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피해자가 없거나 보험사가 나쁘다는 등 보험 사기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약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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