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과 인터넷쇼핑몰 의존도가 높은 편넷족에서도 40대 이상 아재슈머가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쇼핑몰 상품을 꼼꼼하게 비교해 주문하거나 편의점 한쪽에 나란히 앉아 도시락을 먹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16일 신한트렌드연구소가 올해 상반기 카드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편넷족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절반을 넘었다. 이 중에서 4년 전인 2013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20대와 30대 남성의 비중은 51%에서 40.5%로 줄어든 반면 40대 이상 남성의 비중은 12%에서 17%로 늘었다. 1980년대에 태어나 인터넷과 디지털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에코세대 보다 X세대와 386세대가 더 빠르게 편넷족으로 편입되고 있다.
편넷족은 편의점이나 인터넷쇼핑 비중이 건수를 기준으로 외식과 통신요금, 대중교통 사용을 제외한 전체 소비의 절반을 넘는 사람을 의미한다. 편넷족 자체도 올해 상반기 103만명을 기록해 5년 전에 40만명에 비해 2.6배 늘었다. 편의점과 인터넷쇼핑 이용건수가 월평균 4회 이상인 이들이 239만명에서 414만명으로 1.7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급속하게 확대된 것이다.
편넷족 확대는 40대 이상이 주도하고 있다. 영포티 중심의 40대 비중이 4년 전에 비해 3.1%포인트 늘었고,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1.4%포인트, 0.4%포인트 증가했다.
40대는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겪어 디지털기기에 익숙하고 소비에 적극적이어서 편넷족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50대 이상 중장년층 편넷족이 늘어난 것은 인프라 덕이 크다. 편의점이 도심 뿐 아니라 시골 지역에까지 생겨나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결과다. 지난 2010년만 해도 1만6937개였던 편의점은 작년 3만2611개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점포수가 늘어나 이제 주택 골목마다 편의점을 볼 수 있다”며 “회사나 집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보니 사용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국내 도입 시기가 중년 세대와 맞물린 점도 아재 편넷족의 등장 배경으로 꼽힌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이 처음 도입된 때가 90년도쯤으로 당시 편의점을 보고 자란 세대가 지금의 중장년층”이라며 “과거와 다르게 지금의 중장년층은 편의점이 익숙한 세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먹거리의 종류나 질이 높아지고, 택배와 공과금납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역시 중년 남성들의 발길을 이끄는 요인이다.
온라인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중년층도 스마트폰이나 모바일에 친숙해지면서 출퇴근길을 이용해 모바일 쇼핑을 즐기거나 상품 정보를 얻는 모습이 흔해졌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간편 결제 등 온라인 쇼핑몰의 이용방법이 편리해지면서 중장년층도 거부감없이 편하게 이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