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방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까지 잘 나가던 지방 주택시장은 올해 초부터 가격 약세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부산과 세종,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시장 침체 분위기는 곧바로 새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미분양 물량도 증가 추세다. 게다가 올해 연말까지 대규모 분양이 예고돼 있어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입주물량 증가도 신규분양시장에 부정적 영향
이처럼 지방의 미분양이 늘어나는 것은 몇년 간 대규모로 쏟아진 분양 물량을 시장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서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미분양이 가장 많은 경남의 경우 2013년에서 올해(예정 물량 포함)까지 총 12만 5000여가구가 공급됐다. 경북과 충남 역시 같은 기간에 9만가구 가까이 분양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을 빚었다.
게다가 2013년과 2014년에 분양된 아파트의 입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신규 분양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입주 물량은 올해(예정 물량 포함) 16만 5000여가구다. 내년에는 이 보다 많은 20만 7000여가구가 입주한다. 입주 물량 역시 미분양이 많은 충남(2만 2000가구)과 경남(2만가구)에 많이 몰려 있다. 경남은 내년에도 4만가구 가까이입주가 예정돼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입주 물량 등 공급이 많으면 집값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와 내년 지방에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분양시장 위축과 함께 미분양 물량이 더 쌓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 “분양가 높은 단지는 피해야”
하지만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 또 다시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 엎친 데 덥친 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리얼투데이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지방에서 분양된 전체 72개 단지 중 1순위에서 마감된 곳은 27곳(37.5%)에 불과하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방에서 밀어내기 분양으로 미분양 증가와 주택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기존에 미분양 많은 곳이나 신규 공급 물량이 몰리는 곳, 교통이나 주변 인프라 환경에 비해 분양가가 높은 단지 등은 피해야 미분양에 따른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