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대한민국 문화재는 여전히 ‘독립투쟁 중’이다. 국내에 있었다면 당연히 국보나 보물로 지정했을 귀중한 문화재 십수만점이 해외를 떠돌며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독립은 여전히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화재환수 전담기구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해외소재 한국문화재는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총 16만 342점이다. 해외 미술관·박물관·도서관 등에서 서면으로 받은 문화재 목록이나 논문, 단행본에 수록된 문화재를 합친 수량이다. 일본(6만 7708점), 미국(4만 4365점), 독일(1만 940점), 중국(9806점), 영국(7945점) 등 세계 20개국에 흩어져 있다. 비율로는 일본이 절반에 다소 못 미치는 42%로 가장 많다. 일제강점기를 거쳤다는 특수성 때문이다.
문제는 16만여점의 해외소재 문화재 중 현지 실태조사를 마친 것이 전체의 28%(4만 7000여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화재 환수와 관련한 예산과 인력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 재단은 매년 5000여점을 실태조사의 한계로 잡는다. 이에 따라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22년이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소리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소장자나 기관이 문화재 반환 시비를 우려해 공개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늘어 현지조사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재 환수의 현황을 보면 참담한 수준이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세계 10개국에서 9959점을 환수하는 데 그쳤다. 환수율은 고작 5.8%에 불과하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1400여점을 반환받은 이후 국보급 문화재를 되돌려 받은 것은 2006년 조선왕조실록과 2011년 조선왕실의궤 등에 불과하다. 시대별 환수현황은 1950년대 112점에서 시작해 1960년대 1344점, 1970년대 45점, 1980년대 1248점, 1990년대 1872점으로, 그나마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는 5338점을 환수했다.
▶ 관련기사 ◀
☞ [갈길 먼 문화재독립①] '빼앗긴 문화재' 단 5.8%만 돌아왔다
☞ [갈길 먼 문화재독립②] 어디에? 무엇이? 소재파악 첩첩산중
☞ [갈길 먼 문화재독립③] 기껏 환수해도 방치하기 일쑤
☞ [갈길 먼 문화재독립④] '북관대첩비 환수' 성공엔 남북협력 있었다
☞ [갈길 먼 문화재독립⑤] "지하수장고 유물 꺼내려면 세제혜택 줘야"
☞ [갈길 먼 문화재독립⑥] 국보 '외규장각 의궤' 5년마다 佛서 빌려야
☞ [갈길 먼 문화재독립⑦] 문화재 환수 숨은 영웅 3인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