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왔던 태양광 사업의 경우 미국과 인도 등 거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등 기존 주력 사업도 삼성과의 빅딜 성사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B2B(기업 간 거래) 이미지를 벗고 국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 모든 변화들이 올해 들어 급격히 이뤄지면서 김 회장의 비즈니스 영토 확장 전략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력사업 글로벌 선두권 노린다
한화(000880)는 태양광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지난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쳐 통합 한화큐셀을 출범시켰다. 이후 4월에는 미국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와 업계 최대 규모인 1.5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용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썬런과 손잡과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이달 초에는 인도 최대 발전기업인 아다니그룹과 70MW(메가와트)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을 맺고 국내 기업 최초로 인도 시장에 진입했다. 미국과 인도에서 발전용과 주택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큐셀은 드넓은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글로벌 태양광 시장 점유율 1~3위를 석권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선두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담당실장(상무)이 직접 챙기는 사업이라 그룹 차원의 관심이 지대하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원재료를 공급하는 한화토탈, 폴리에틸렌(PE) 등 중간재를 생산하는 한화케미칼, 복합수지 사업을 진행하는 한화컴파운드, 최종 소재를 만들어 공급하는 한화첨단소재 등으로 이뤄진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됐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수직계열화와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시장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룹의 모태로 꼽히는 방위산업 분야도 지난달 한화테크윈(012450)과 한화탈레스를 새 식구로 맞아들이면서 매출 2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기업이 됐다.
B2C 역량 강화…이미지 쇄신 본격화
한화는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형성해 왔지만, 제조부문에서는 B2B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소비자들과의 스킨십이 약하다 보니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우호적인 여론보다는 호된 비판에 직면했던 적이 많았다. 한화는 면세점 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과 별개로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관광산업 부흥에도 기여하는 방식으로 기업 이미지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한 재계 인사는 “김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박근혜 정부가 기업인 사면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김 회장의 복권이 이뤄져 경영 참여가 확대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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