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가치도 없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해 6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언급하면서 “대기업들의 진출로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 철물점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뉴스로서의 가치도 상실한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2006년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폐지하면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게 중소기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고유업종 제도 자체가 실효성이 크지 않았으나 그마저 폐기되면서 거침이 없어졌다는 것.
지난해초까지 제조분야에서 총 82개에 달하는 품목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김치, 두부, 막걸리, 간장 등 장류 등 식품에서부터 금형과 전기배전반 등 제조품까지 그 분야도 다양하다. 당초 신청품목은 234개에 달했다. 그만큼 대기업이 과거의 중소기업 영역 진출이 왕성했다는 의미다.
외식 분야에서도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 유통 대기업은 물론이고 삼천리, 귀뚜라미 등이 어느새 시장에 진출해 있다. 삼천리는 태국식 퓨전 외식인 차이797를 갖고 있다. 귀뚜라미는 닥터로빈이라는 브랜드로 카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공전하는 서비스 적합업종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한달간 논의 유예’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기대감이 역시나라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당초 소상공인들은 서비스 적합업종도 제조분야와 동시에 진행되길 희망했지만 서비스 분야 시장 특정이 간단치 않고, 이해관계자도 상당하다는 이유에서 지난해 중반에서야 신청 접수가 시작됐다. 그마저도 중소기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한 데 따른 것이었다.
유장희 위원장은 끊임없이 작년말까지는 성과물을 내겠다고 공언했으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특히 7개 업종중 논란이 많았던 제과제빵 등을 제외하고 일부 업종은 대기업과 소상공인간 합의가 이뤄졌는데도 전부 선정을 미뤘다.
동반위는 다음달 5일 다시 위원회의를 열고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작년말의 선정 연기는 동반위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한 처사였다”며 “이번만큼은 자영업이 생존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적합업종 선정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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