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상징적으로 본점 영업점을 자동차 전시장으로 내주고, 은행원은 차를 살 고객을 대상으로 기아차를 홍보하면서 적금 상품을 판다. 2003년 몇몇 시중은행들이 은행 영업점에서 휴대폰을 판 적이 있으나, 당시 통신사와 은행의 업무제휴는 휴대폰에 금융칩을 심어 결제서비스를 지원해주는 단순 업무였다. 이번엔 금융상품을 매개로 고객의 재무관리형 서비스가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원을 달리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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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이번 적금상품은 차 값이 만만치 않은 점을 고려해 고객의 목돈마련 프로젝트를 자문하는 방식이다. 은행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은 차를 사면서 더 많은 할인과 혜택을 볼 수 있어 좋다. 적금을 붓다 일정 기간이 지나 모은 돈으로 기아차를 사면 할인해주는 구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 초 리테일본부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 것 자체가 서비스업종인 은행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은행에선 돈을 맡기거나 빌리는 것만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과 유통의 새 패러다임 주도
예를 들어 이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돈이 부족하면 하나은행 고객에겐 그 자리에서 바로 소액대출을 해주고, 하나은행 예금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이마트에서 반값에 물건을 살 수 있는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Expedia)와도 제휴를 맺고 여행사업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고객이 은행 영업점에서 익스피디아를 통해 해외여행을 가면, 호텔과 환전 할인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다. 좀 더 편리한 결제를 위해 하나은행의 전자지갑 서비스인 ‘하나n월렛(Wallet)’과의 연계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