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날 1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에 대해서도 상당부분이 외국계 은행 본지점간 북 이전이었다는 분석이 높았다. 실제 샀다기 보다는 계정만 국내 은행에서 외국인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주역으로 꼽는 것은 수급에 대한 확신을 불어넣어줬기 때문이다.
18일 일어난 북 이전에 대해서도 한 시장 관계자는 "1조2300억원 가운데 본지점간 북이전 규모가 8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를 제외하고라도 4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는 것은 상당한 규모"라고 말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여력도 마찬가지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은 갈 곳을 잃고 은행 예금으로, 채권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수급으로 금리가 떨어지는 장이 이어지면서 장기물을 담아야 하는 쪽이 급해졌다. 사실 한차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인상기조에 기대어 시장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높았고, 장기물 수요자인 장기투자기관들도 느긋하게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그에 비해 어제 2년 이하 단기물들은 1~2bp 빠지는데 그쳤다. 장단기물이 차별화되면서 커브는 플래트닝되는 모습이었다.
간밤 미국 경기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사상 최저로 떨어지는 강세를 보였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이 미국 국채 시황과 크게 연관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그간 급등한 만큼 단기적으로 조정을 보일 수도 있다. 추가로 상승한다고 해도 가격부담에 크게 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유동성이 장기물 위주로 유입되면서 플래트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