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10일(한국시간)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61) 폴란드 대통령은 반(反)공산주의 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현재 총리 직을 맡고 있는 야로슬라브 카친스키는 카친스키 대통령의 일란성 쌍둥이 형이다. 쌍둥이 형제가 한 나라의 대통령과 총리를 맡은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1949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카친스키는 한때 아역배우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바르샤바 대학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카친스키는 1970년대 폴란드에서 일어난 반공산주의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80년부터 폴란드 자유노조의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1981년 12월 공산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자 반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구금되기도 했다.
1989년 폴란드 자유노조가 합법화되자 카친스키는 레흐 바웬사의 핵심 참모로 활동했다. 바웬사는 자유노조의 지도자이자 훗날 민주혁명을 성공시킨 뒤 대통령에 취임한 인물이다.
카친스키는 1989년 6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상원의원으로 선출되었고, 1990년 12월 레흐 바웬사가 대통령이 되자 핵심 고문으로 활동했다. 1996년 법무장관에 임명됐고, 2000∼2001년 예지 부제크 총리 정부에서 다시 법무장관을 지냈다.
카친스키는 2001년 쌍둥이 형과 함께 PiS(Law and Justice:법과정의)를 창당하고 초대 당수를 지냈다. 2002년 바르샤바 시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 10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 5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사망 당시 대통령 임기만료를 불과 8개월 남겨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