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조그만 목공소에서 생계를 꾸려온 60세 김씨. 최근 신기술로 무장한 젊은이들에게 밀려 목공일을 그만두어야 했다. 술로 나날을 보냈던 김씨 역시 올해 초 부산인력개발원 특수용접과정에 원서를 냈고 개발원이 그의 열정을 높이 평가, 입학을 허락했다. 40세가량 어린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기술을 연마한 끝에 그는 올 7월 용접기능사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영남산업㈜ 제관부'에 새 직장을 얻게 됐다. 그는 "CO2용접 등 현장 실무교육을 받을 때면 지금도 가슴 설레는 어린아이 마음이 된다"면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60이 돼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지난 7일 오후 부산인력개발원에서 이와 같은 구직자-기업간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시장 미스매치 해소방안' 긴급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김종한 경성대 교수는 '지역고용 불일치 해소책의 일 방안-대한상의 부산인력개발원의 사례분석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구직자와 기업간 고용 불일치는 크게 4가지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4가지를 ▲인력수급의 눈높이 불일치 ▲고용정보 불일치 ▲실업자훈련 불일치 ▲재직자 훈련(숙련) 불일치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최근 실업의 상당 부분은 구직자와 기업이 바라보는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고졸자의 83.8%가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졸자 과잉공급은 이같은 불일치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눈높이 불일치의 대책으로 ▲워크쉐어링(work sharing)을 통한 직업능력개발 강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완화방안 ▲시장탄력적인 고등교육 개편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훈련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1지역상의 - 1인력개발원'통해 중소기업들의 교육·훈련 수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전국 평균 실업률보다 크게 높았던 부산지역 실업률이 격차를 줄이는 과정에서 부산인력개발원의 역할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1999년 1분기 부산의 실업률은 11.4%로 전국평균 8.4%에 비해 3%포인트 높았다. 부산 청년층 실업률도 2000년 1분기 14.6%로 전국평균 10.1%보다 4.5%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올들어 3분기 현재 부산실업률은 3.5%로 전국평균 3.1%에 근접했고, 청년실업률 역시 7.9%로 8%대인 광주, 대전, 대구보다 낮은 수준이 됐다.
이와 관련 좌담회에선 대한상의 인력개발원의 100% 취업 성과가 소개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용웅 상의 인력개발사업단장은 "지난해 취업률 100% 대기록을 거둔데는 실무위주의 맞춤형 교육이 주효했다"며 "70%에 이르는 실무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현장적응력을 길러주고 이는 기업들의 선호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초 수료생들은 1인당 평균 2.7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 원장은 또 "상의는 2001년부터 부산, 광주, 인천, 경기인력개발원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기계, 설계, 자동화, 품질관리 등에 대한 직무교육을 해오고 있다"며 "특히 부산인력개발원은 7년간 부산·경남지역의 1500여개 중소기업, 2만5300여명의 근로자들의 직무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부산인력개발원은 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사업평가에서 최근 2년 연속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대한상의 인력개발원은 국비로 운영돼 교육훈련비, 교재 및 실습비, 기숙사비, 식비, 교통비 등에 대한 부담이 없으며 2년간 교육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안, 월20만원의 훈련수당까지 지급하고 있다. 올해도 상의는 8개 인력개발원에서 기계, 전기, 전자, 정보, 건축 등 21개 전문기술 분야에서 총 1904명의 2009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수시모집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모집대상은 고졸이상의 동등학력이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