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브리핑)유가와 달러의 틈바구니

  • 등록 2008-08-18 오전 8:21:46

    수정 2008-08-18 오전 8:21:46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유가하락과 달러강세가 글로벌 증시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선까지 내려오면서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달러는 유로대비 5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올 2월 이후 최저치다.

신용경색 위기에서 한 고비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글로벌 증시는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지만 그래도 다우존스 1만1000선 붕괴를 우려해야 했던 지난달 보다는 6% 가량 회복한 상태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유가하락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에 따른 것인만큼, 마냥 즐기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달러강세도 마찬가지. 미국 경기가 먼저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데 기인한 것이라 이 역시 뒷맛이 개운치 않다.

결국 이 두 가지 변수는 호재인 동시에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다.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유가하락은 반길 만한 재료이긴 하지만, 선진국의 경기침체는 수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모멘텀 형성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선을 국내로 돌려봐도 딱히 묘안이 없다. 증시만 봐도 지금의 지수는 조금 어중간하다. 최근 들어 1550선에서의 지지력이 발휘되고는 있지만, 1600선 문턱에만 가면 헐떡거린 것이 벌써 한 달째다. 글로벌 변수가 나아지고는 있다지만 시장의 탄력도가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나마 지난주 외국인이 주간 기준으로 11주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 위안거리라 하겠지만, IT를 샀다가 이내 철강·조선으로 마음을 돌리는 등 아직은 이들의 속내를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이번 한 주 증시는 이같은 배경을 등에 업고 치열한 눈치장세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듯한 양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더위에 지친 체력은 아직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방향성 탐색이 어느 정도 이뤄지기 전까지는 조심스레 한발한발 내딛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지금이 기회일수도 있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줄 아는 자세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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