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정부 대처 기민하지 못해" 쓴소리

홍준표 "현안에만 헐떡거려"
당·정·청 모여서 국정현안 논의
  • 등록 2008-07-20 오후 12:25:37

    수정 2008-07-20 오후 12:29:30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한나라당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및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정부 초기대처의 미흡함을 질타하고 나섰다. 현안만 따라가서는 곤란하다며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승수 국무총리,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당·정·청 고위관계자들은 20일 오전 8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정현안고위당정회의`를 열고 약 2시간 동안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및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및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 등과 관련, "정부의 초기대처가 기민하지 못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정 주제와 상관없이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회복"이라며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이나 어떤 조치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쇠고기 파동, 내각·청와대 파동, 독도·금강산 문제 등 현안 뒤치다꺼리만 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집권이유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8월부터는 이명박 정부가 왜 10년만에 집권했고, 정부가 5년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등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안만 헐떡거리고 따라가는 형태로 정부가 운영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및 독도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여야 뿐 아니라 정부까지도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할 부분"이라며 "열심히 하면 국민의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승수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과 관련 "완벽한 재발방지 대책과 진상규명, 관광객 안전 보장책 등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할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개성관광을 포함한 대북교류 협력사업 전반에 대해서도 가능한 조치가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정부의 방침을 전했다.

한 총리는 이어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할 것이며, 진상규명과는 별도로 현대아산과 우리 정부의 소홀함이 없었는지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일본이 반복적으로 야욕을 드러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교육을 담당하는 문부과학성이 왜곡된 의지를 노골적으로 표명한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도 모두발언에서 "이제 서서히 (청와대의) 틀이 잡힌 것 같다. 이제는 여러분들이 걱정을 안 하셔도 되도록 제대로 중심을 잡고 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독도·금강산 문제는 단호하고 의연하게 처리해야 하며, 그런 방향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긴급한 사안이 빨리 정리되고 경제·민생문제에 집중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 총리, 정 대통령실장, 박 대표 외에 한나라당에서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안경률 사무총장,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정부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이상희 국방, 원세훈 행정안전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이만의 환경부, 김하중 통일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자리를 함께했고, 청와대에서는 맹형규 정무수석,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이 각각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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