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행장 "한국 증시 더 오른다"

한국경제 수출-내수 호조..올해 성장률 4.5% 이상
"연준 금리내려야"..美경제 하반기호조-내년 둔화
  • 등록 2007-06-15 오전 7:38:56

    수정 2007-06-15 오전 10:09:23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손성원 LA한미은행장(61·사진)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갈아치우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반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선 연말까지 큰 폭은 아니지만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려되고 있는 중국발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손 행장은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및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쏟아냈다.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을 지낸 손 행장은 지난 2005년 블룸버그통신이 `미국 경기를 가장 잘 예측한 인물`로 선정하는 등 미국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꼽히고 있다. 이날 특파원들과 만나기 전 미국 경제전문채널인 CNBC에 출연한 손 행장은 `Mr. Accuracy(정확성)`라고 소개됐을 정도다.

◇한국 수출-내수 `쌍끌이 호조`..올 경제성장률 4.5% 이상

손 행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호황은 다양한 펀더멘탈이 반영된 결과"라며 "주식투자의 펀드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감소 등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긍정론을 폈다.  "미국 증시 보다 한국 증시의 펀더멘탈이 좋다"고 강조했다. 

손 행장은 특히 한국의 하반기 경기에 대해 낙관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호조세에 힘입어 연 4.5%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중국 유럽 경제가 호황인데다 걱정했던 미국 경제도 하반기에 좋아지고, 엔화도 강세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에 대해서도 "수출 호조로 생산, 고용, 임금, 소비 등이 차례로 호조를 보이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낙관했다. 설비투자도 수출 호조로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손 행장은 그러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경제 둔화 여파로 연 4% 정도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 증시 연말까지 조정.."폭은 크지 않다"

손 행장은 "미국 증시가 올해말까지 큰 폭은 아니지만 조정국면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이러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면서 "특히 미국 기업들의 올해 순이익 증가율이 유가 및 임금 상승, 국제 경쟁 심화 등으로 한자리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는 상승 잠재력은 높지 않은 반면 하락 잠재력은 크다"고 지적했다.

손 행장은 "다만 이같은 조정은 장기 상승을 위한 관점에서는 좋은 현상이다"고 말했다.

손 행장은 인수합병(M&A)이 미국 증시의 주요 동력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긴 했지만 장기 추세선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면서 "미국 증시는 연준의 금리정책과 기업의 순이익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지금이라도 금리 내려야"..美 경제 하반기 호조-내년 둔화

손 행장은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와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분기의 소비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 재고조정 마무리에 따른 재고의 증가세와 글로벌경제 호조에 힘입은 순수출 증가가 미국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손 행장은 "유가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괜찮고, 근원 인플레이션의 수준도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손 행장은 내년에 미국 경제는 다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연준이 올 연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은 경기 선행적이라기 보다 후행적이었다"면서 "연준이 지금이라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내년 경제가 더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행장은 "금리 결정에 앞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현장 취재를 했던 그린스펀 전 의장과는 달리 버냉키 의장은 데이타 분석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통화정책은 전임자 보다 현실과 시간적인 격차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 국채수익률 상승 `한계`..글로벌 긴축 가능성 희박

손 행장은 최근 뉴욕 증시의 악재로 등장한 국채수익률 급등과 관련, "미국 경제의 호전 전망과 해외의 금리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지만 10년물 기준으로 5.3% 이상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해외의 동반 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실질 채권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고금리 현상의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가가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리면 경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 `일시적`-엔 강세 전환 전망..내년 달러/원 800원대 

손 행장은 "최근의 달러 강세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미국의 무역적자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달러는 장기적으로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금리 인상과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 등으로 내년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상당이 줄어 엔화가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행장은 또 "한국의 펀더멘탈로 보면 달러/원 환율이 800원대로 이미 떨어졌어야 하는데, 해외부동산 투자 허용 등 한국 정부의 정책 때문에 9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한국 정부가 간섭해도 800원대 하락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수출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갈려면 빨리 가서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올리는 방안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부동산 문제, 금리 인상으로 해결해야

손 행장은 "한국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흡수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위축 문제는 정부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에 대해 금리 우대 정책을 써서 해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발 글로벌 증시 폭락 가능성 없다.."걱정은 美 국채 매수 감소 가능성"

손 행장은 중국 증시 급락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폭락 사태를 촉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의 시가총액은 GDP의 30%를 넘어서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한자리수에  불과할 정도로 적어 파장이 크지 않다"며 "지난 2월과는 달리 최근 중국 증시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상승한 것은 이런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행장은 중국이 미국 국채 매수를 줄일 가능성을 걱정거리로 제시했다. 이럴 경우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해 모기지 금리 등의 상승을 이끌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 유가와 관련해선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배럴당 50달러대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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