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원장 "경기 부양책 미리 준비해둬야"(상보)

현정택 KDI원장 "내년 4.3% 성장 안될 수도"
"금리·재정정책 엇박자없게 조율 필요"
  • 등록 2006-10-19 오전 8:05:39

    수정 2006-10-19 오전 8:05:39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내년 우리 경제가 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북핵사태가 악화되거나 미국 주택버블이 꺼지는 등 하방위험이 적지 않아 이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경제가 긴박한 상황에 처하면 부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부양책을 준비했다가 필요하면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 원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4.3%에 머물고 몇 년째 흑자를 보이던 경상수지도 소폭이나마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1분기부터 매분기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고 내년에는 4.3%에 그치는 만큼 현재 경기는 둔화양상이 지속되는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현 원장은 "내년 성장률 4.3%라는 것도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며 "기름값이 내려가면 더 나아질 수 있지만, 미국 주택 버블이 꺼진다거나 북핵이 악화되는 등 하방위험이 적지 않은 만큼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 변수는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고 국내적으로는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국내 투자자들도 예상해온 측면이 있다"면서도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 원장은 "앞으로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거나 대북제재에 대해 국지적 도발을 하면 심각한 충격이 될 수 있다"며 "반대로 극단적 대립에서 대화의 길이 열리면 오히려 악영향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거시정책기조에 대해서는 "단기적 경기 조절보다는 장기적 체질 개선에 우선돼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정부가 상황을 잘 모니터링하다 필요하면 실행할 수 있도록 부양책을 준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경제가 긴박한 상황에 들어간다면 부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 과정에서 금리정책과 재정정책이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설과 부동산경기와 관련, ""건설경기는 올해 마이너스에서 내년에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집값은 세금효과로 안정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그새 공급이 늘지 못했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지역은 가격 안정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현 원장은 또 최근 엔/원 환율 하락에 대해 "엔화가 원화에 비해 필요이상으로 약세인 측면이 있다"며 "중소기업, 특히 일본과 경쟁하는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엔화대출 등 대책을 세우고 급격한 환율 변화를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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