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동산이 주는 3가지 ‘힌트’

[이것이 부동산테크] 日부동산시장 새 흐름
우리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 등록 2006-05-25 오전 8:04:36

    수정 2006-05-25 오전 8:04:36

[조선일보 제공]


최근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관료들이 ‘일본식 버블(거품) 붕괴’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0년대 말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일본은 90년대 초반 버블이 붕괴, 10여 년간 침체를 거듭했다. 올 들어 전국 토지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대규모 도심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2~3년 전부터 도심을 중심으로 개발 붐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등으로 부동산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로 최근의 상승세를 ‘미니 버블’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80년대 말 ‘묻지마 투자’에서 벗어나 ‘수익률 중심의 투자’로 바뀐 만큼, 버블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침체를 뚫고 되살아나고 있는 일본 부동산 시장의 새 흐름을 알고, 부동산 투자전략에도 참고해보자.

1. 월세 겨냥 임대사업 후끈
◆시세 차익보다는 월세 수익형 투자= 10여 년간의 장기침체를 경험하면서 일본인들은 시세 차익보다는 월세 임대를 겨냥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은 전세가 없고 모두 월세다. 분양가가 비싼 새 주택은 매매가대비 연 임대수익률이 4~5%, 낡은 주택은 8% 안팎. 거의 제로 금리인 일본에서는 엄청난 수익률이다. 월세를 겨냥한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동경 도심에는 원룸 건축 붐이 불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인 후지야마 유우지씨는 “경매를 통해 집을 싸게 구입해 임대사업을 할 경우, 연간 2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 연구소장은 “한국도 장기적으로 보면 일본식으로 시세차익보다는 월세형 부동산 투자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도 월세가 워낙 비싸다 보니 일본인 대부분이 내집 마련에 적극적이다. 버블기(170만 가구)보다 주택공급이 줄어들었지만 요즘도 연간 120만 가구 정도의 주택이 꾸준히 건설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주택 선택의 기준으로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문화·쇼핑 시설을 잘 갖춘 지역 등을 고르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전철개통 등의 호재가 있는 지역의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

2 . 노인들 “도심에서 살련다”
◆ 도심 유턴 현상=작년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된 ‘고령화 선진국’ 일본에서는 도심회귀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도심회귀 현상이란 신도시 등 시 외곽의 인구가 줄면서 도심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고령자들은 녹지가 많은 시 외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편의시설이 좋은 도심으로 이주하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다. 일본 부동산 연구소 송현부 박사는 “맞벌이 부부, 고령자들은 편의시설이 많은 도심을 오히려 선호한다”며 “우리도 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교통과 문화, 편의시설이 주거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이런 주거 수요의 변화를 고려, 신도시개발을 포기하고 도심 재개발에 대해 건물 높이를 완화해주고 세제·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다.


3. 펀드 통한 간접투자 인기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투자= 버블붕괴로 직접 투자의 위험성을 깨달은 일본인들은 직접 투자보다는 부동산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선호한다. 부동산펀드는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가들의 자금을 모아 오피스·주택·상가에 투자, 임대수익을 배당하는 투자상품이다. 연간 배당 수익률은 3~5% 수준. 증시에 상장하지 않는 사설 부동산 펀드도 유행이다. 한 호텔펀드는 연 8.4~12%의 예상 수익률을 내세우며 개인 투자가를 끌어 모으고 있다. 건설회사들도 우리와 달리, 아파트를 직접 분양하기보다는 펀드를 통해 건설자금을 조달한다. 부동산 펀드들은 아파트 완공 후 임대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부동산 펀드가 활성화되면서 초대형 오피스와 쇼핑몰 건설 붐도 불고 있다. 펀드들은 상가와 오피스를 분양하지 않고 장기 소유하면서 임대료 수익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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