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단기금리 강보합..장기는 박스권 레벨다운
투자심리를 짓누르던 정책리스크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난 채권시장은 장기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분출되며 랠리를 펼쳤으며 단기간의 급락에 따른 경계감과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상충하고 있다. FOMC에서의 50bp 인하에 이은 11월 콜금리의 동결로 국내 채권시장의 강세가 일정부분 예견되어왔다.
그러나 수익률곡선상 콜금리의 인상리스크를 선반영해온 단기채권 위주의 하락 가능성이 예상되었던 것과는 달리 10년 만기, 5년만기 채권 등 장기채권 위주의 랠리가 일어나 수익률 곡선이 평균적인 수준을 벗어날 정도로 flat해진 것은 현 채권시장의 상황을 대변한다.
전통적으로 경기의 부진 등을 이유로 금리가 하락추세에 있을 때 신용등급간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나 8일 기준 회사채 스프레드는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채권시장내의 메커니즘 보다는 경제전체수준에서 자산배분상 채권시장에 머물러 있는 자금이 낮은 금리수준에도 여타 금융시장으로 이동하지 못함에 따라 수급상 채권수요 우위기조, 특히 장기채 영역의 수요우위가 지속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채권수급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전반의 왜곡을 반영하고 있는 채권수요 측면보다는 채권공급 측면에서의 물량공급의 확대가 선결과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10년만기 채권의 발행물량을 2500억원으로 책정한 재경부의 국채발행계획에 실망하고 있으며, 이는 뒤에 언급되듯 장기채권위주 랠리의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한편 실제 현실적으로 가능한 근접한 금리상승 요인은 장기물 국채의 발행 확대이다. 이를 통해 점차 고착화되고 있는 장단기 채권시장간의 분할현상을 완화시키고 현물채권 및 금리파생상품시장의 왜곡을 해소하는 단초를 제공하며
동시에 정책금리의 인상 혹은 인하를 통한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음을 정책당국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한단계 level-down한 수익률곡선이 추세적인 하강국면으로 재진입하는 데는 몇가지 모멘텀이 필요하다. 미국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정책금리의 인하가 시장금리 수준의 하락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경기의 개선조짐을 발견할 수 있을 때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즉 미국의 50bp 금리인하로 주택시장의 호황이 지속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날 경우 이는 주식시장에 선반영될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세계 금융시장에 파급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2주일 사이에 주식시장이 금리인하의 효과를 반영하여 상승국면을 나타낼 경우 정책금리의 인하 및 동결에도 불구하고 금리의 반등 모멘텀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정책리스크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은행은 콜금리 목표수준을 동결하면서 기존의 금리인상 요인으로 들었던 내년도 물가상승 우려감과 부동산 가격상승 및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로써 물가와 경기안정의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던 한은의 통화정책 목표에서 내년도 물가를 잡기위한 선제적 금리인상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으며 시장은 오히려 전세계적 디플레 우려감에 따른 경기의 급강하를 방지하는 수준에서 통화정책의 포커스가 맞춰질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미 FOMC의 금리인하에 이어 동반인하가 기대되었던 ECB는 오히려 금리를 동결하였다. 이는 ECB가 독일 등 일부국가의 디플레 우려보다는 유로지역 전반에 걸친 인플레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미국의 금리인하에 이은 전세계적 정책공조 기대감은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이나 12월중 ECB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있어 대외적 환경도 채권시장 강세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전세계적 금리인하 정책공조에 대한 부담을 덜고 대외적 요인보다는 국내여건에 초점을 맞춰 기존의 미시적 정책대응은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일드커브의 스프레드는 11월 들어서도 확대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5-10년 스프레드는 38bp,3-5년 스프레드는 23bp 수준까지 축소되어 과거 트렌드 상 최소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일드커브의 모습은 초장기섹터에서의 금리가 크게 하락하는 가운데 3년 섹터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는 내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감과 더불어 11월 10년물 입찰이 2500억원에 지나지 않아 초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우위를 배경으로 투자자들의 장기채권 선호현상이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장기섹터의 강세현상은 일드커브의 중장기섹터의 flat화를 가속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5-10년 스프레드는 금년들어 꾸준히 flat화 되어 온 가운데 최근들어 flattening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1-3-5년 버터플라이 스프레드는 5-10년 스프레드와 역(-)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어 일드커브상 1-3-5년 섹터의 가운데 영역이 위로 볼록한 형태(3년물이 1년물 및 5년물대비 저평가되는 현상)가 나타나고 있다.
즉 3년물은 구조적으로 일드커브 상에서 고평가 영역이었는데 금년들어 5-10년 스프레드가 축소됨에 따라 1년물 및 5년물 대비 3년물의 고평가가 해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따라서 최근의 10년물 초강세는 일드커브상에서의 3년물의 매수 유인을 꾸준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11월중 10년물 입찰규모 축소, 스왑시장에서의 장기 리시브 우위현상을 감안하면 초장기섹터에서의 강세 분위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판단되며 3년 지표금리의 견조한 강세 분위기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10년물의 초강세가 국고3년 지표금리의 박스권 하향돌파에 일조하였다. 한편 5년물의 강세는 capital gain 취득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랠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capital gain 취득은 투자기간 중 시간의 경과보다는 투자기간중의 금리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따라서 capital gain 취득 목적의 랠리시에는 손절매가 빨라지고 그 결과 변동성이 커 지는 것이 특징이다.현재 변동성 수준을 가지고 판단해 볼때 5년물의 변동성이 3년물 대비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국면은 5년물 중심의 랠리가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주 월요일은 국고5년물 8천억원의 입찰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달 5년물 입찰 5000억원 이후 물량은 다소 증가하였고 최근의 3-5년 스프레드의 급격한 축소에 대하여 경계감이 없지는 않으나 5년물 강세 분위기를 감안하면 입찰이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capital gain 취득 목적의 랠리는 5년물 위주로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해 9-10월 초강세장에서의 일드커브와 현재의 일드커브를 비교하더라도 지난 해와 같은 장단기 커브의 역전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특히 연말로 갈수록 포지션 청산과 이익실현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5년물 위주의 랠리는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income gain 취득의 측면에서도 5년물은 3년물 및 10년물에 비해 메리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Capital gain 획득과 달리 income gain 취득은 투자기간과 리스크 여부가 투자의 판단지표가 될 수 있다. 중장기물의 경우 5년물은 3년물 및 10년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가격변동리스크당 안정적인 캐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공격적인 매수세가 약화되더라도 일드커브의 모양이 급격히 변하지 않는 한 5년물에 대한 매수는 꾸준히 유입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금주 채권시장은 콜금리 동결이후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추가하락 가능성을 탐색할 것으로 판단된다.양호한 장기채권의 수급여건과 스왑시장에서의 flat화 압력 가중은 금리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금리가 한단계 level down한 상태에서 새로운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금리의 추가하락은 한국은행이 유동성 미세조정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판단된다. 금주 채권시장은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5.10~5.30%,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5.35~5.60%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