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변동성 커지자…서학개미 거래대금 월 70조 ‘역대 최대’

서학개미 거래대금 501억달러…통계 집계후 최대치
상반기 코스피 박스권에 서학개미 늘어난데다
美 대선 변동성 속 매매 활기…"관망 보다 적극적 투자"
변동성 커지자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도 확대 중
  • 등록 2024-08-01 오전 5:00:00

    수정 2024-08-01 오전 8:01:0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장(국내 증시)은 답이 없다.’

갑갑한 코스피를 벗어나 미국 증시에 입문한 서학개미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7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거래대금은 7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개인투자자 거래대금(343조4255억원)의 5분의 1에 이른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7월 서학개미 거래대금 501억달러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서학개미의 거래대금(매수+매도액)은 501억 4720만 2393달러(69조 1480억원)로 집계됐다. 6월의 거래대금(374억 9149만달러·51조 6800억원)보다 33.76% 증가한 것은 물론, 예탁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7월 거래량은 105만 5201주로 통계를 집계한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박스권에 갇힌 지지부진한 코스피 대신 화끈하게 오르는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서학개미가 급증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상승률은 5.37%에 불과하지만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14.48%, 18.13%에 달한다. 달러 강세도 미국 주식에 투자해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인식에 불을 붙였다.

게다가 이달은 미국 대선을 둘러싼 변동성이 커지자 서학개미의 매수와 매도 모두 활발해졌다. 7월 초만 해도 130달러를 웃돌던 엔비디아는 30일(이하 현지시간) 103.73달러로 내려왔으며 테슬라 역시 7월 10일만 해도 260달러대에서 거래됐지만 간밤 15.14% 내린 222.6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가 연이어 터지며 뉴욕 증시는 주도주 없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급등한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주의 과열 해소 과정까지 이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AI 반도체의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투자자는 엔비디아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고 미·중 갈등 격화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기존 반도체주를 팔아치우고 중소형주로 갈아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보통 방향성이 보이지 않으면 매매 자체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학개미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대범함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최애는 테슬라…변동성 높아지자 레버리지 ETF로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테슬라(136억1394만달러·18조 7545억원)와 엔비디아(113억5137만달러·15조 6376억원), 애플(50억230만달러·6조 8912억원)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들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2~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변동성이 극대화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이후부터 서학개미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3배 불’ 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해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니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 ETF·1억5670만달러)’와 나스닥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1억3492만달러)’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종목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2~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다.

다만 높은 수익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손실가능성이기도 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배율 ETF는 고수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지만, 손실이 날 때는 크게 난다는 의미”라며 “고위험 투자가 해외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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