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우리나라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총자산만 비교해도 우리나라보다 크게 낮은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보다도 아래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있음에도 상장사 전체의 기업가치가 이처럼 낮은 가장 큰 원인으로 ‘좀비 기업’이 손꼽힌다. 특히 한계 상황에 몰린 좀비 기업을 퇴출하지 않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배당확대 등 ‘기업 밸류업’을 추진할 경우 안 그래도 낮은 기업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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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허강성 서울신학대 글로벌 경영학과 교수 등이 발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가치는 OECD 회원국을 포함한 26개국 중 25위다. 보고서는 기업의 시장가치를 자본의 대체비용으로 나눈 값인 ‘토빈의 Q(Tobin’s Q)’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했고 한국의 기업가치는 ‘1.062’다. 토빈의 Q는 현재의 기업을 설립할 때 드는 총 비용을 의미하며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의 자산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덴마크(5.331)이며, 가장 낮은 국가는 그리스(0.807)다.
보고서는 코리아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고, 주주환원 정책이 수단으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좀비 기업의 자본시장 퇴출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력이 없는 기업이 주주환원 등에 나설 경우 오히려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에서 좀비 기업을 우선 퇴출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선행해야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강성 교수는 “한국 전체의 기업가치가 낮은 것은 상당히 많은 좀비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밸류업 제대로 되려면 상장 폐지 절차를 앞당겨 좀비 기업을 즉각 퇴출시키고, 우수 기업의 배당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