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몰고올 피해의 전조는 수치로도 짐작할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폭염일수는 2.4일(전국 평균)로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한 달 폭염일수(0.6일)의 4배에 달했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하는 폭염일수는 2018년 6월 기록(1.5일)도 앞질렀다. 2018년은 여름철(6~8월) 폭염일수가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던 해였다.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면서 시금치, 청상추 등 고온에 취약한 엽채류 도맷값은 벌써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폭염과 폭우가 닥치면 산지 수확과 운송 등 농산물 수급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가격도 더 폭등할 수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폭염 영향으로 2030년까지 매년 세계 총노동시간의 2% 이상이 감소할 것이라면서 2조 4000억달러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규직 일자리도 8000만 개가 날아갈 것이라고 봤다. 폭염이 물가뿐 아니라 고용, 성장 등 경제 전반에 안기는 피해가 막대하다는 것을 일깨운 경고다. 하지만 기상 이변을 원천적으로 막을 순 없다 해도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마저 포기할 순 없다. 정부와 민간이 폭염 충격 극복에 모든 지혜와 수단을 모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