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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나 대한민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던 A씨는 2017년 병역 판정 검사에서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사회복무요원으로 판정된 사람이 실제 필요한 인원보다 많아지면서 A씨는 3년가량 대기만 하다가 결국 배정받지 못하고 2021년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됐다. 전시근로역은 현역이나 보충역으로 군에서 복무하지 못하고 전시에 소집돼 지원 업무를 맡는 것이다.
국적법은 만 20세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난 후 한국 국적을 선택하려면 외국 국적을 포기하거나 ‘군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면서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A씨는 병역 의무를 다하려 했으나 대기 기간이 길어져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됐고 전시근로역은 전시 근로 소집이 발령되지 않는 이상 사실상 복무가 종료된 것이기 때문에 병역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이어 “전시근로역의 경우 전시근로소집이 있을 때까지는 복무기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역·상근예비역·보충역과 다르기는 하나 현역·예비역·보충역과 마찬가지로 병역의무의 종료기간은 만 40세까지이고 그 기간을 마치면 면역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가 스스로 병역처분 변경을 신청하거나 소집 자원이 적은 다른 지역을 물색해 복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귀책사유로 볼 수는 없다“며 ”피고 측 처분은 국가의 병역자원 배분 문제로 원고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