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동형 최고금리 검토 안해…우수 대부업 보완"

법정 최고금리 연 20% 묶인 대부업
원가비용률 24%, 최고금리 상회…신규대출 중단
금융위 "저신용층 자금 공급 확충이 우선"
  • 등록 2023-12-05 오전 5:10:00

    수정 2023-12-05 오전 8:49:48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24%에서 20%로 내린 법정최고금리를 시장과 연계해 연동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고정형태로 운영되는 법정최고금리가 역설적으로 서민들을 불법사금융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금융당국은 이런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최고금리 연동 시 연쇄적으로 서민들의 금융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기존 제도 보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 상반기 불법 사금융 피해 상담과 신고가 5년 만에 최대를 기록, 경기침체 속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4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연동형 최고금리제 요구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연동형 최고금리’는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이다. 현행은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에서 각각 연 27.9%, 연 25%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둘 다 연 20%를 넘지 못하도록 낮췄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와 최고금리 제한이 맞물리면서 대부업계 등이 대출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업계가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조처를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달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대부업계의 원가비용률이 24%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를 상회해 신규 대출 중단으로 이어졌다. 그 부작용으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연동형 최고금리제가 대두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날 ‘이슈와 논점’에서 “시장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고 취약차주의 대출시장 배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일부 해외 국가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서 법정 최고금리를 시장금리 또는 기준금리에 연동시키는 연동형 최고금리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를 인상하거나 연동형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를 인상하면 발생할 수 있는 후폭풍이 크기 때문이다. 가령 신규 대출자의 금리가 인상되고, 이미 불법사금융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의 금리도 대폭 급등하는 등의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당국은 기존 제도의 보완을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우수 대부업체에 대한 인센티브다. 지난 2021년 도입된 우수 대부업자 제도는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 등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지난 6월말 기준 은행 차입액은 1447억원이다.

앞선 관계자는 “대부업 등 3금융권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우수 대부업자 제도를 보완하고, 저신용층에 대한 자금 공급 제도를 확충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순위”라며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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