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만 13조...보험사 부동산PF 대출 부실 우려

'미분양 리스크' 확대 비상
보험사 전체 PF대출 잔액 43조
2년반 만에 48% 늘어난 규모
미분양 늘면 PF대출 연체율 상승
보험사 건전성 악화도 문제
  • 등록 2022-12-16 오전 7:00:00

    수정 2022-12-16 오전 7:00:00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국내 보험사의 비수도권 사업장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경기의 하방 압력이 확대하면서 ‘미분양 리스크’에 따른 보험사 PF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5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생명보험사 25조4000억원, 손해보험사 17조6000억원으로 총 43조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29조원)과 비교하면 2년 반 만에 48% 늘어난 규모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며 신규 해외 대체투자가 위축되자 PF대출 사업을 확장한 결과다.

비수도권 사업장을 중심으로 PF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말 비수도권의 보험사 PF대출 잔액은 12조9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손보사만 놓고 보면 비수도권 PF대출 잔액이 2020년 말 3조9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6조7000억원으로 1년 반 만에 72% 급증했다. 반면 수도권 PF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9조3000억원에서 10조9000억원으로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보험사의 PF대출은 대부분 시공사 책임준공과 선순위 수익권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어 손실 위험이 다른 2금융권보단 작은 편이다. 저축은행과 증권사,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아파트 외 주택과 상업용 시설의 중소규모 사업장에 주로 대출하는 반면, 보험사는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아파트에 주로 취급한다.

문제는 보험사 PF대출 규모가 다른 업권보다 압도적으로 큰 데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미분양 리스크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보가 분양 미개시 사업장 및 분양개시 후 1년이 지났으나 분양률이 60%에 미달하는 사업장 비중을 분석한 결과 손보사의 경우 6월 말 기준 51.6%에 달했다. 약 9조원이 미분양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미분양 주택이 단기간 급증하면 일정 시차를 두고 본PF대출(사업인가 후 대출) 부실도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도 부실이 발생하기 전 준공이 완료됐고, 이후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어 PF대출 연체율이 상승해 대규모 부실로 이어졌다.

보험사 건전성도 악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보험사의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율은 지난 6월 53.6%를 기록했다. 은행(12.9%)은 물론 리스크가 큰 사업장에 주로 취급하는 증권사(38.7%)보다도 높다. 여전사(84.4%)와 저축은행(79.2%)보단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폭이 모든 업권 가운데 가장 크다.

한편 업권별 부동산 PF대출 잔액을 보면 6월 말 기준 은행 28조3000억원, 여전사 26조7000억원, 저축은행 10조7000억원, 증권사 3조3000억원 등이다. 2013년 말 보험사 PF대출 잔액은 5조7000억원으로 은행(21조5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나 10여년 만에 보험사 PF대출 규모는 모든 업권에서 가장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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