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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9일 사설에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는 국제 무역 규칙에 대한 가장 야만적인 위반이며 세계 산업 사슬에 대한 정부의 가장 큰 개입이자 파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미국의 조치를 향해서는 “비(非)미국 기업으로 제한범위를 대폭 확대해 중국과의 정상적인 협력과 무역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수출규제 발표 이후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시장으로 중국 시장과의 단절은 ‘상업적 자살’이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신문은 “미국과 동맹국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고려해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통제 정책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점점 더 낮아질 것”이라며 “제로섬 게임을 고집하는 나라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수출제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미국의 기술 패권주의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지만, 중국의 기술 자립 의지와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미국 기업이 수동적으로 양보한 시장은 반드시 다른 나라 기업이 선점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고성능 인공지능(AI) 학습용 반도체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특정 반도체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상무부는 또 미국 기업이 △18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나노미터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