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 아베가 총에?"…'정신착란' 증세 보인 94세 노모

日매체 "요코 여사, 뉴스 지켜보며 흐느껴"
  • 등록 2022-07-10 오전 9:39:51

    수정 2022-07-10 오전 9:39:51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가 8일 유세 중 산탄총에 맞아 사망해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그의 어머니 기시 요코(94) 여사가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정신 착란 증세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나라에서 선거 유세 중 총격으로 땅바닥에 쓰러져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나라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 중 들려온 총성과 함께 가슴 부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나라=AP/뉴시스)
10일 일본 다수 매체에 따르면 요코 여사는 사건이 처음 보도된 8일 낮 집 근처 한 고령자시설에서 TV를 통해 뉴스 속보를 접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기 아들이 총에 맞은 사실 자체를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당황한 도우미가 TV를 끄려 하자 요코 여사는 그걸 제지하고 계속 뉴스를 지켜봤다. 이어 소리 내 흐느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일본의 일부 매체들은 한 익명의 자민당 의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것은 94세가 된 아베 전 총리의 어머니 요코씨 심경”이라며 “관계자에 따르면 (그의 상태가) 착란 증세를 보였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딸인 요코 여사는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과 1951년 결혼해 슬하 3남을 두었으며 이 가운데 둘째 아들이 아베 전 총리다. 요코 여사는 내각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유력한 차기 총리로 떠오른 남편 아베 전 외무상이 돌연 췌장암으로 사망하자 아베 전 총리에게 아버지 뜻을 잇도록 하면서 그의 정치활동을 물심양면 지원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14일 요코 여사의 94번째 생일을 맞이해 도쿄 자택에서 형제들과 함께 축하 파티를 열기도 했던 바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시 자리에는 요코 여사의 장남 아베 히로노부 미쓰비시상사 임원과 외가에 양자로 보내진 삼남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참석했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8일 오전 11시30분쯤 나라시 나라현 야마토사이다이지역에서 가두연설 도중 가슴에 산탄총을 맞고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됐으며, 오후 5시3분 사망했다.

이 사건의 범인인 야마가미 데쓰야(41)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전직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이었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을 품고 죽이려 했다”고 말했지만, 나중에는 “특정 종교단체 간부를 노렸다”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그러나 야마가미가 거론한 종교단체 간부는 사건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아베 전 총리가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가두 유세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전철로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 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했으며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 장례식은 오는 12일 가족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였던 만큼, 관례에 따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장의위원장을 맡아 정부와 자민당이 합동으로 주최하는 장례식도 추후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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