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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 여름께 QT 개시할듯
연준이 5일(현지시간) 내놓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다수 참석자들은 “첫 기준금리 인상 이후 어느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에 비춰 오는 2024년에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던 대차대조표 축소를 불과 몇 달 안에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르면 올해 여름 안에 할 것으로 보인다.
FOMC 위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시작한 초완화 정책들(ultra-easy policies)은 더이상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은 팬데믹 사태 이후 월 120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QE)를 실시했다. 이 때문에 연준 보유자산은 8조7570억달러(약 1경491조원·지난해 말 기준)까지 불어났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말 4조1590억달러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커졌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연준은 현재 월 1200억달러의 QE 규모를 차츰 줄이는 테이퍼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오는 3월께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채권 매입을 중단하더라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다시 투자한다면 9조달러 가까운 대차대조표는 큰 변동이 없다. 긴축 효과가 크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연준이 채권 재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보유자산은 축소되고, 연준이 시중에 직접 푼 유동성은 줄어든다. 이는 QE와 대비한 용어로 QT, 다시 말해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린다.
실제 FOMC 위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는 2017년 당시 이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보다 빨라지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QE 카드를 꺼냈는데, 이에 따른 QT는 2017년 말에야 시작했다. 과거 QT는 매우 점진적으로 이뤄졌다는 뜻이다.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 분기마다 100억달러씩 QT를 진행했고, 차츰 그 규모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17년 말 4조4490억달러였던 연준 대차대조표는 2019년 9월께 3조8450억달러까지 줄었다.
하지만 이번 QT 속도는 이보다 빠르고 급격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CNBC는 “올해 여름 전에 실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대차대조표 조정 시기를 늦출 이유가 없다”며 “대차대조표를 현행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에서 20% 정도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조~5조달러대로 자산 보유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다.
FOMC 위원들은 이같은 공격적인 긴축 검토에 대해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높고 지속적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8%를 기록했다. 39년5개월 만의 최고치다.
물가 안정과 함께 통화정책 양대 책무 중 하나인 고용 역시 이를 지지하고 있다. 다수 참석자들은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에 근접(close to full employment)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나온 ADP 전미고용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80만7000명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7만5000명)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지난해 5월(88만2000명)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상품 제조업자들과 서비스업 제공자들 모두 고용을 늘렸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같은 매파 기조에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했다. 새해 들어 2거래일 연속 신고점을 썼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7%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새해 들어 2거래일 연속 신고점을 다시 썼다가, 이날 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4% 급락했다. 장중 1.712%까지 치솟은 10년물 국채금리 여파를 받았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만4000달러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