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카플란 단독 인터뷰…"미·중 사이 낀 한국, 쿼드 참여해야"

'제2의 헨리 키신저' 로버트 카플란 인터뷰
태평양 사이에 둔 전례없는 미중 패권 경쟁
"미중 갈등 커질수록 한국 입지 약해진다"
"일본과 관계 개선해야…외교 연속성 중요"
  • 등록 2021-12-13 오전 7:12:57

    수정 2021-12-13 오전 7:27:39

세계적인 지정학 대가인 로버트 카플란(69)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소장은 “한국은 하루빨리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카플란 소장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한국은 쿼드(QUAD)에 참여해야 합니다.”

세계 최고의 지정학 석학으로 불리는 로버트 카플란(69)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구조에 더욱 쉽게 적응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정학은 국제정치학의 주요 분야 중 하나다. 경제, 군사, 인구, 기술, 문화 외에 지리적인 요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게 특징인데, 이는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극한 대결을 벌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카플란 소장은 워싱턴 정가에서 ‘제2의 헨리 키신저’로 불리는 지정학의 최고 대가로 꼽힌다.

중국과 가까이 있으면서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취약한 나라다. 카플란 소장이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함께 하는 4개국 비공식 안보회의체 쿼드에 한국이 함께 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은 그만큼 미·중 갈등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카플란 소장은 “세계는 우리가 원래 알고 있던 냉전과는 완전히 다른 신냉전(New Cold War)에 돌입했다”며 “미국과 중국이 멀어질수록 한국의 입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부각되지 않았던 지난 수십년간 한국 특유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줄타기 외교가 통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초청하지 않은 채 9~10일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열면서 노골적으로 두 나라를 압박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이 회의에 참석했다. 카플란 소장은 그 연장선 상에서 “한국은 하루빨리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카플란 소장은 아울러 내년 3월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을 향해 “미국은 한국의 한 정권에서 다음 정권으로 이어지는 (외교안보 관련) 정책의 연속성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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