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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만이 아니다. 요즘 만나는 공연계 사람들의 얼굴에 조금씩 화색이 돈다. 코로나19와 공존하며 일상을 누리는 ‘위드 코로나’의 시작으로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 계획’ 자료를 보면 공연장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해제됐다. 또 사적 모임 인원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가능해져 공연장 내 일행 범위도 권역별로 10~12명으로 확대됐다. 백신 접종자만 관객으로 받을 경우에는 전석 오픈도 가능해졌다.
시점도 공연계로선 더할 나위 없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달 공연 매출액은 303억5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월간 공연 매출액이 3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월(405억400만원) 이후 21개월 만이다.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와중에 시행되는 ‘위드 코로나’가 공연 소비 심리에 불을 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무엇보다 공연 매출액이 △7월 228억6400만원 △8월 236억7200만원 △9월 256억900만원 △10월 303억5800만원 등 하반기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점이 고무적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공연 소비심리는 더 호전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물론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틀째인 지난 2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2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넉 달 가까이 지속되는 4차 대유행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살얼음판 위를 걷듯 늘 불안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2년 가까이 근근이 버텨왔던 공연계는 ‘긴 악몽’을 떨쳐낼 가느다란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본 것만으로도 들뜨기에 충분했다. 바깥 날씨는 쌀쌀한데, 공연계는 봄 채비를 한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와 힘찬 박수, 공연계가 그토록 기다리던 봄의 소리가 지척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