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백 예보 사장 "임기내 캄코시티 채권회수에 역량 집중할 것"

  • 등록 2019-07-26 오전 6:00:00

    수정 2019-07-26 오전 6:00:00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캄보디아를 더 자주 방문해야 할 것 같아서 아예 3년 장기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사진)은 3만8000명에 이르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를 위해 지난해 9월 취임 후 11월과 올해 3월, 6월(두 차례) 등 캄보디아를 4차례 방문했다. 그는 지난 3월 캄보디아를 재방문할 때까지만 해도 1회만 입국 가능한 싱글비자를 받았지만 한 두 번 방문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으로 최대 3년간 입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장기비자(E3)를 받았다. 이같은 행보는 역대 예보 사장 중 처음이다.

오는 9월 취임 1년을 맞는 위 사장은 25일 이데일리와 만나 본인의 임기 내에 캄코시티 채권회수에 사활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5년째 진행 중인 캄코시티 주식반환청구 소송은 지난 9일 열린 2심에서 예보가 패소하면서 예보에 불리해진 상태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캄코시티의 현지 시행사인 월드시티이고 피고는 예보다. 예보는 2017년 프놈펜에 관련 사무소를 세우고 지난 1월엔 해외재산조사부를 설립해 자산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

위 사장은 “이번 패소로 시행사 측에 빌려준 대출채권이 소멸하거나 회수가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다”며 “2심 판결문을 받는 즉시 판결 사유를 자세히 분석해 상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검찰청의 해외불법 재산환수 합동조사단 등과 협조해 인터폴 적색수배자인 이 씨의 국내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국내외 은닉 재산을 추적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캄코시티는 이상호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 대표가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건설을 추진하려던 신도시 개발 사업이다. 이 대표는 캄보디아 현지 법인인 월드시티를 통해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2010년 분양 실패로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부산저축은행도 캄코시티를 비롯한 과다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파산하고 말았다.

문제는 부산저축은행이 캄코시티 사업 등에 무리한 대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금리 등을 약속해 고객의 돈을 대거 유치했다는 점이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는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는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보유자들이다. 피해액만 62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다행히 캄코시티 일대의 땅값이 오르면서 사업이 정상화할 경우 상당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예보는 대출채권 6500억원(대출원금 2369억원+지연이자)과 캄코시티 자산 지분 60% 회수가 목적이다. 6500억원이 회수되면 피해자에게 총 780억원(배당률 약 12%)을 돌려줄 수 있다. 하지만 월드시티의 전 대표인 이 대표가 예보의 캄코시티 자산 지분 60%를 반환해달라며 2014년 2월 캄보디아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이 꼬였다. 특히 월드시티 측은 막강한 로비력과 최고 수준의 변호진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위 사장은 캄보디아를 방문할 때마다 캄보디아 정부 당국과 접촉을 시도해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해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에게 캄코시티에 대한 국내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우리 정부와 사절단에도 캄코시티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예보 단독으로 피해자 구제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후에도 국무총리실, 국회, 금융당국, 부산시 등에 협력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위 사장은 현지에서의 대응 전략도 수정 중이다. 캄보디아에 투자된 자산을 회수한다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현지에서 캄코시티 사업의 정상화를 강조할 계획”이라며 “임기내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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