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 선제 대응‥4대그룹 고령 임원 내보내고 승진자 줄여

삼성·SK·LG그룹, 내년 위기에 선제 대응 뚜렷
현대차그룹, 일부 계열사 임원 20% 퇴임 통보
  • 등록 2018-12-19 오전 5:58:00

    수정 2018-12-19 오전 5:58:00

4대그룹 임원 인사 규모[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김미경 남궁민관 김겨레 기자] 대기업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전자, 자동차, 조선, 정보기술(IT)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감원 한파가 매섭다. 대기업의 정기 인사는 내년 경기 전망의 바로미터다. 주요 기업들이 인력을 줄인다는 것은 내년 사업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상법 개정안 등 친(親)노동·반(反)기업 정책에 따른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감원은 임원 수 축소부터 시작되고 있다. 고령의 임원들을 내보내고, 신규 임원 승진은 최소화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4대그룹 임원 축소 분위기 뚜렷

현대자동차그룹의 2019년 임원 승진자 수는 300명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5년에만 해도 433명을 임원으로 승진켰지만, 이후 해마다 승진자 수를 줄여 왔다. 퇴임하는 임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이미 전체 임원의 20% 이상이 퇴임 통보를 받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따라 한때 1000명에 달했던 임원 수는 800명 안팎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005380)그룹의 임원 축소는 지난 12일 부회장 및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미 어느정도 예고됐다. 60대 경영진이 대부분 물러나는 인적 쇄진이 단행된 만큼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 교체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인사를 단행한 삼성그룹도 임원 승진자 수가 대폭 줄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005930)는 2019년 임원 인사를 통해 158명을 승진시켰다. 전년보다 28% 줄어든 규모다. 2014년 1695명으로 최대를 기록한 임원 수는 지난해 기준 1321명으로 줄었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전체 임원 숫자를 10% 가량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새로 승진한 임원 숫자만큼 퇴직하는데, 올해는 신규 임원보다 더 많은 임원들이 회사를 떠났다는 후문이다.

SK그룹은 올해 신규 임원 선임 112명을 포함해 총 151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163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특히 신규 임원의 평균연령이 48세로 예년보다 젊어졌고, 그 중 53%가 1970년대생이었다. 올해 주요 계열사들의 견조한 실적 개선 행진 속에서도 대규모 승진 파티보다는 세대 교체에 방점이 찍혔다. 퇴직한 임원은 신규 선임된 임원보다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017670)에서만 임원 3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LG그룹의 경우 신규 임원 승진자 수가 185명으로 전년(157명)에 비해 늘었다. 전체 임원 수에 큰 변화가 없다는 고려하면 회사를 떠난 임원도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올해는 상무 승진자가 13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전무 이상급 승진자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올해 실적이 악화된 LG디스플레이(034220)는 생산직 3000명을 대상으로 사상 첫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들의 업황이 올해보다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셈”이라며 “전반적으로 새로 선임된 임원보다 짐을 싼 임원이 더 많다는 말들이 나온다”고 했다.

직원들도 희망퇴직 한파 몰아쳐

감원 한파는 직원들에도 몰아치고 있다. 특히 업황이 부진한 조선, 태양광, 중공업 기업들은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조선 빅 3사는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2183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원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해말 1만6504명(정규직+기간제)이던 직원 수가 올 3분기 기준 1만4971명으로 1533명이 줄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총 293명이 감소해 직원수가 1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삼성중공업(010140)에서도 357명이 퇴직했다.

특히 국내 조선 빅 3사 중 올해 가장 낮은 수주실적에 그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신청자 규모가 240여 명에 그치자 조만간 추가 인력 감축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사실상 끊긴 현대중공업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화학전문기업인 OCI는 최근 희망퇴직 접수를 마쳤다. OCI의 희망퇴직 단행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만이다. 태양광 산업 부진에 따른 경영 개선 차원이다. 경영 악화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두산중공업(034020)은 조기 퇴직 적용 대상을 만 56세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글로벌 발전 시장 침체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임원 5년차인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요새는 유임이 곧 승진”이라며 “회사를 나가라고 하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감원은 가장 확실한 비용절감책”이라며 “기업들의 내년 전망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 나선 기업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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