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돌팔이' 자연치유 정보 암환자 두번 울린다

  • 등록 2017-11-21 오전 5:50:43

    수정 2017-11-21 오전 5:50:43

[자닮인요양병원 강동철 원장] 대부분 암 환자는 현대의학의 3대 표준치료인 수술 항암 방사선요법을 받는다. 하지만 병의 진행 상태가 심하거나 항암치료 후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인해 더이상 항암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일반인들은 마지막 선택지로 자연치유를 찾는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막연하게 자연치유를 선택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기대어 실마리를 풀어보려 하지만 오히려 건강을 더 해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무엇보다 자연치유를 이해하는데 있어 이해의 폭을 너무 좁게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수원에 사는 암환우 B(50)씨는 신장암으로 수술을 하고 난후 예정된 화학항암치료가 8회였으나 2차례 항암치료 후 심한 부작용으로 항암치료를 포기했다. 그 이후로 모든 병원치료는 거부하고 인터넷에 정보를 얻어 나름의 자연치유를 시작하게 됐다. 여러 정보를 통해 자연치유로 성공한 환우 분들을 보고 확신을 가지게 됐다면서 운동은 하루 4시간 이상 산행을 하고, 식사는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녹즙과 고구마, 야채, 견과류 등으로 식사를 대신했다. 그런 과정을 3년째 하는 중 허리통증이 왔는데 이것 또한 자연치유로 하겠다며 병원 도움 없이 찜질과 마사지를 시행하던 중 결국 통증이 심해 응급실로 들어가 검사를 하니 척추와 늑골, 간으로 전이가 됐다는 것을 확인한 후 절망감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자연치유라 함은 화학적이고 침습적인 치료를 배제하고 자연에서 나는 천연물과 음식, 산림치유, 운동요법, 수치료, 심신요법인 명상, 요가, 음악치료, 미술치료, 침, 뜸, 물리요법, 도수치료, 추나요법 등을 이용한 치료방법을 뜻한다. 이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데 목숨을 담보로 하는 암환자가 단순히 자연치유로 병원 내 치료와 병원 밖 치료로 이분화시켜 이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 진료 중에 의사로서 답답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사람은 소우주라 하여 자연과 합일되는 인체를 만들고자 한다. 즉 한의학적 치료는 자연치유를 기본 치료 원리로 삼는다. 우선 한약에 대해 살펴보자. 약식동원이라 하여 한약재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은 근본이 같다. 자연에서 온 먹거리처럼 한약재료도 자연에서 유래된 재료들이다. 약재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특성이 강하고 약함에 따라 치료제와 음식으로 구분될 뿐이다.

또한 뜸은 한방의 대표적 온열치료 수단으로서 쑥, 마늘, 생강 등의 약재에 열을 가해 열기를 피부를 통해 인체로 투과해 인체의 생리현상을 변화시키고 면역 증강, 각종 통증치료 및 기능회복을 돕는 자연치료다. 침 또한 수 천년간 이어온 대표적인 한의학적인 자연 치료 도구이다. 인체의 혈 자리는 긴 시간 치료 점으로 전수되어온 자리로서 가장 효율적인 치료 점이고 침은 이 혈 자리에 가장 작은 신체 접촉을 통해 치료할 수 있도록 고안돼 전수된 도구이다.

그래서 가장 순리적이고 체계화된 암의 자연치유가 오랜 전통으로 내려온 한의학이라 생각 한다. 이러한 치료법들은 개인의 특성이 다르므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자연 치료 또한 개인의 특성에 맞게 선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한의사는 개인의 다름을 보고 인체의 정기를 유지해 양방적인 암 치료를 받더라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의료기관 밖의 치료만 고집한다거나 또는 무조건 의사만 의지 한다거나 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치료를 고집하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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