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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하늘교육은 이 학원 소속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대·남녀공학대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9명은 남녀공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월 졸업한 557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진행했다. 조사 대상 중 51.7%(288명)는 여고 출신, 44.7%(249명)은 남녀공학 출신이다. 나머지 3.6%(20명)은 출신고교가 여고인지 남녀공학인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여학생들은 ‘여대와 남녀공학 중 어디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92.5%(515명)가 남녀공학을 선택했다. 여대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7.5%에 불과했다. 여고 졸업생의 경우 91.7%(264명)가, 남녀공학 출신의 경우 94.8%(236명)이 남녀공학을 선호했다.
“학점 따기 어렵고 인맥 형성에 한계”
남녀공학을 선호한다고 답한 여학생들에게 여대 기피 이유를 묻자 17.5%(84명)가 ‘학점 따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인맥 형성에 한계(14.6%, 70명) △여자끼리의 기 싸움 등 여대 특유의 분위기(13.3%, 64명) △대학생활에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12.3%, 59명) △여고출신이라 남녀공학을 경험해보고 싶어서(11.9%, 57명) 순으로 나타났다.
‘좋은 대학 중 남녀공학이 더 많아서’(6.9%), ‘여대 경쟁력 약화’(6.0%), ‘이성을 만나고 싶어서’(5.0%), ‘희망학과가 없어서’(4.6%) 등의 응답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여대를 선택한 학생들은 ‘여자만 있어서 편하다’(46.9%), ‘성별에 따른 차별이나 불리함이 없다’(21.9%), ‘여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다’(12.5%), ‘희망 학교가 있어서’(12.5%)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인문·예체능 비중 높아 취업률 악영향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취업난과도 관련이 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9.2%를 기록하는 등 청년실업자가 100만명을 넘긴 지 오래다.
여대는 취업률이 낮은 인문사회·예체능계열 비중이 남녀공학보다 높다. 예컨대 이화여대의 경우 재학생 기준 인문·사범대가 약 30%, 예체능 계열이 17.4%다. 반면 서울대는 인문·사범대가 18.9%, 예체능은 7.4%에 불과하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의학계열과 공학계열은 각각 80.3%, 73.1%의 취업률을 기록한 반면 인문(57.3%)·예체능(59.6%)·사회(63.9%)계열 취업률은 65%에도 미치지 못했다.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은 64.5%다.
“여대, 리더십 키울 기회 많아” 반론도
여학생들의 ‘여학교 기피 현상’이 단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란 분석도 있다. 고교·대학 입시에서 내신(교과성적)이 중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고교 또는 대학 입시에서 내신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여중·여고 진학에 따른 내신 불이익으로 여학교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며 “지나친 내신 경쟁이 대입 이전단계인 중고교 시절부터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대만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반론도 있다. 남녀공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더 역할을 맡아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이대 총장을 지낸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여대는 학내 어떤 모임에서도 남학생이 없기 때문에 여성이 리더를 맡아야 하고 여성에게 힘들게 여겨지는 일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남녀공학에 비해 여대에 재학하는 여학생들이 리더십이나 사회성을 신장시킬 기회가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