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이 들고 나왔던 가방은 품절 사태가 이어졌고, 주인공인 ‘캐리’가 선물 받은 구두는 현실에서 구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옷과 가방, 구두뿐만이 아니다. 섹스앤더시티는 칵테일 ‘코스모폴리탄’을 뉴욕 여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술로 만들었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모일 때면 늘 그들 앞에는 칵테일 코스모폴리탄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값비싼 옷과 가방, 구두를 항상 따라하기는 어렵지만 그들이 마시는 코스모폴리탄을 한 잔 두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2004년 ‘시즌6’을 마지막으로 드라마가 끝나면서 코스모폴리탄 역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듯했으나 2008년 섹스앤더시티가 영화로 재탄생하며 코스모폴리탄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다.
특히 영화 속 코스모폴리탄은 ‘희소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영화 마지막에 네 명의 친구들은 앉아서 코스모폴리탄을 마신다. 한 친구가 “이렇게 맛있는 것을 왜 끊었지?”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자 캐리가 대답한다. “너무 흔해져서”라고.
그러나 네 명의 친구들은 서로 코스모폴리탄의 잔을 부딪치며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예전 것이 좋아.”
뉴욕의 모두가 마시면 어떻겠는가. 코스모폴리탄은 섹스앤더시티 주인공들에게는 친구와 같은 술이고, 또 그만큼 맛도 뛰어난 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