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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상담이 들어와도 마곡 오피스텔은 솔직히 권하지 않고 있어요. 오피스텔 공급이 일시에 몰리면서 초기에 공실 우려가 있거든요. 오히려 상가나 오피스, 마곡 인근 소형 아파트가 중단기 수익률은 더 높을 수 있어요.” (마곡 인근 D공인 관계자)
서울시 내 주요 개발사업을 놓고 정치권과 서울시, 지자체가 논쟁을 벌이면서 부동산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핵심기관들이 개발방식 문제로 이견을 보이자 수요자들만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태의원 vs 서울시 ‘마곡 배틀’…오피스텔 수요자 “투자해? 말아?”
대표적인 곳이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 지역인 강서구 마곡지구이다. 이 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서울시가 마곡지구를 개발하면서 이익을 챙기기 위해 난개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첨단 R&D 산업단지를 조성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던 서울시의 계획이 원룸형 오피스텔 대단지 계획으로 전락해 결국 마곡은 ‘현대판 벌집’이라는 오명을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마곡에 임대형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베드타운화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전체가 슬럼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의 강도 높은 지적이 이어지자 마곡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투자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마곡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총 8810실로 이중 90% 이상이 분양을 완료했다.
지난해 분양을 마친 한 오피스텔 업체 관계자는 “벌집 오피스텔 얘기가 나온 이후 수익성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수분양자들이 늘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고 설득하느라 애먹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vs강남구 ‘잠실 배틀’…단독주택 주민들 울상
국제교류복합지구는 당초 서울시가 강남구 의견을 받아들여 코엑스에서 한전부지, 서울의료원까지 묶어 개발을 하려고 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 지역 주민들은 동네가 개발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곳 대신 잠실종합운동장까지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지구단위 계획을 수정했다.
결국 주민들의 꿈은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이 지역은 현재 1종 주거지역으로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바로 인근에 들어선 최고 49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와 115층짜리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사이에 낀 동네가 된다.
강남구 관계자는 “주변 지역이 개발되면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어 이곳을 지구단위 계획에 포함시켜 주변 정비와 아파트 건립 등을 추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서울시에 건의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구의 의견에 따라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가 이제는 다시 낙담한 상황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한동안 단독주택 매매에 대한 문의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끊겼다”며 “개발이 무산되면서 집을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