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님"..씨티은행, 직급 호칭제 폐지 9개월 '성공적'

  • 등록 2015-06-02 오전 6:00:00

    수정 2015-06-02 오전 6:00:00

△“박진회님으로 불러주세요!” 한국씨티은행은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의견을 마음껏 제시하는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직급이나 직무별 호칭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르는 새로운 호칭제도를 지난해 8월 말부터 시작해 시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박진회님”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이 박진회(사진) 행장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직급 호칭제를 폐지한지 9개월이 지났다. 직급 호칭제를 처음 도입한 것은 하영구 전 행장(현 은행연합회장)이었다. 하 전 행장은 지난해 8월말 ‘부장님’, ‘차장님’ 같은 직급을 생략하고 ‘홍길동님’처럼 이름 뒤에 ‘님’을 붙인 호칭제 시행을 공표했었다. 이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전격 수용하면서 도입됐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씨티은행의 직급 호칭제 폐지는 금융권에서 이슈가 됐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이 같은 파격적인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의 시선을 보냈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런 의문을 불식시키기 위해 “~님으로 불러주세요”라는 명찰을 달고 다니는 한편 내부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이메일(e-mail)에도 직급을 없애고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토록 했다. 하 전 행장의 경우엔 본인을 ‘하영구님’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벌금 1만원을 내도록 하고 이를 사회복지기금 또는 회식비로 쓴 일화로 유명하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직급 호칭제 폐지 시행 9개월이 지난 지금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처음 시행했을 당시의 서먹함도 많이 사라져 완전히 정착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직급 호칭제 폐지이후 3~4개월간 ‘~님으로 불러주세요’라는 명찰을 붙이고 다녔지만 이제는 명찰을 붙이지 않아도 상대방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급 호칭제 폐지는 은행장 본인에게도 해당하는 만큼 CEO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하 전 행장 못지 않게 박 행장도 지속적인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사석에서 만난 박 행장은 “5년후면 21세기 청년들이 입사하게 되는 시대가 온다”며 “20세와 21세기 사람들이 한 직장에서 공존하는 만큼 원활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대와 전혀 다른 의식을 가진 21세기형 사회초년생들과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선 그들을 먼저 이해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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