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의 10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증권사가 운용하는 연금저축펀드가 월등히 높다. 주식형의 경우 112%로 압도적으로 높고, 그 다음이 채권형으로 98.05%다. 나머지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과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은 평균 40%의 비슷한 수익률을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들이 연금저축을 가장 많이 가입한 곳은 어딜까. 보험사가 운용하는 연금저축보험이 75%로 전체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전체 7%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이 증권사보다는 많지만 보험사에 비하면 미비한 수준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수익률이 가장 높은 연금저축펀드의 가입률이 높아야 한다. 실제로 선진국의 경우 전체 개인연금의 90% 이상이 펀드 형태로 운용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수익률이 가장 낮은 연금저축보험 가입자가 훨씬 많다.
언뜻 상식적이지 않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연금저축보험 가입의 ‘비자발성’ 때문이다. 대부분 개인연금을 스스로 알아서 가입하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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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직구토크’는 노후준비의 핵심 단계로 꼽히는 ‘개인연금’이다. 1층 국민연금, 2층 퇴직연금 그리고 3층 개인연금까지 3층 연금을 잘 준비해야 노후가 편하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신연금저축계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직구토크에서는 국가에 의해 강제로 가입되는 1층, 2층과 달리 자발성이 요구하기에 간과하기 쉬운 개인연금에 대해 알아봤다. 금융권 3사의 운용방식과 특징이 다른 만큼 보험사, 은행, 증권사에서 각각 전문가 한분씩 모셨다. 장범희 IBK연금보험 방카슈랑스팀 차장, 김원기 신한PWM 도곡센터 PB팀장(부지점장), 강민호 금융투자협회 연금지원실 과장이 주인공들이다.
연금저축상품 10년 수익률, 펀드>신탁>보험 순
▶성선화 기자(이하 성)=3년전 친구의 권유로 가입한 연금저축보험이 있다.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수익률엔 큰 관심을 갖지 았았다. 은퇴 후에 얼마를 받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다들 연금저축 하나씩은 가입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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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10년 수익률이 22% 정도면 높은 편인가.
▶강=그렇지는 않다.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는 10년 수익률이 40% 정도다. 같은 기간 동안 같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성=수익률이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나.
▶강=펀드 선택의 문제다. 연금저축펀드는 10년 장기로 가입하기 때문에 어떤 펀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에서 큰 차이가 난다. 펀드 선택이 중요하다.
▶성=은행에서 계신 김원기 팀장의 수익률도 궁금하다. 당연히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에 가입하셨을 것 같다.
▶김원기 신한PWM 도곡센터 PB팀장/부지점장(이하 김)=그렇다. 16년 전에 은행에서 운용하는 연금신탁 상품에 가입했다. 가입 원금은 4800만원인데 평가액은 7000만원인다. 16년동안 매년 250만원씩 2200만원의 수익을 낸 셈이 된다. 지난 16년간 원금대비 수익률은 45%다. 10년으로 환산하면 28%다.
▶장범희 IBK연금보험 방카슈랑스팀 차장(이하 장)=10년이란 기간을 놓고 보면,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은 다른 상품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장점은 다른 상품들과 달리 ‘확정적인’ 공시이율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연 3% 정도로 공시이율 자체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은퇴 후 확정된 자금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은행이나 증권사 연금저축은 확정적인 투자 수익률을 얘기할 수 없다.
▶성=사실 보험상품은 초기 사업비가 너무 비싸다.
▶장=물론 초기 사업비는 보험사가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금융기관별 수수료 부과 체계가 다르다. 보험사는 고객이 내는 보험료에 대해서만 부과한다. 은행,증권사는 누적 적립액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 누적 적립금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수수료도 같이 많아지게 된다. 이러한 수수료 구조 차이로 인해 초기에는 증권·은행이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험사의 수익률이 높게 나오게 된다.
연금 상품, 수익성보다 중요한 ‘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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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금 상품은 수익률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수익성보다도 자금의 안정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연금저축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종신토록’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망 시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상품이 흉내낼 수없는 장점이다.
▶강=대신 연금저축보험은 연금 수령액이 적을 확률이 높다. 가늘고 길게 받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그 액수 자체가 적으면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김=연금의 특성상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엔 동의한다. 연금신탁은 보험과 증권의 중간 형태다. 전체 투자금의 10%까지 주식 투자도 가능하지만, 나머지 90%는 채권에 투자한다. 개인적으로 연금은 그냥 연금이라는 생각으로 수익률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공격적인 투자는 주로 적립식 펀드로 한다. 연금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강=만약 돈이 많은 부자라면 연금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예를들어 20억~30억원 정도가 있다면 일시납 연금으로 맡겨놓고 안정적으로 연금을 탈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적은 돈으로 노후를 준비한다. 안정성도 좋지만 이왕이면 수익률도 높으면 좋다는 것이다.
▶장=연금저축펀드는 수익률이 높을 수는 있지만 그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도 있다.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장기간으로 보면 수수료도 보험보다 비싸진다.
▶강=금융감독원에서 공시한 자료에 보면 연금저축펀드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는데 이는 그런 수수료를 다 감안한 수치다. 아무리 수수료가 높다고 하더라도 이를 다 빼고 훨씬더 높은 수익률을 낸다면 훨씬 더 유리한 거 아닌가.
연금저축보험 해지하고 갈아탈까?
▶김=각각의 상품별로 특징이 다른만큼 본인의 성향에 맞게 설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20~30대 젊을 때는 공격적으로 연금펀드로 운용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연금보험이나 신탁으로 계좌를 이전할 수도 있다.
▶장=이미 가입한 연금저축보험이라면 해지는 신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게다가 안정적으로 장기간 운용하면 수익률이 오히려 더 좋을수가 있다. 세액공제를 더 받기위해 증액을 고려한다면, 갈아타는 것보다 다른 금융기관의 연금저축계좌를 추가로 가입하는 게 낫다. 일정 기간 이전에 해지를 하게 되면 원금조차 보전되지 않는다.
▶성=그렇다. 콜센터에 문의했더니 내년 상반기 원금이 회복될 경우 원금 회복률은 98% 정도라고 한다.
▶김=납입금액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현재 연금저축보험 계좌은 그대로 두고 신연금저축펀드 계좌를 새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얼마든지 복수로 가입이 가능하다. 소득공제는 모든 연금저축 상품을 합산해 계산한다.
▶강=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길 권하고 싶다. 계좌 이전을 신청한 뒤 연금펀드의 MMF 계좌에 넣어두고 투자 타이밍을 잡을 필요가 있다. 이왕하면 펀드는 인덱스가 낮은 시점에 들어가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도 가입했던 연금저축보험을 해지해 MMF 계좌에 넣어두고 있다.
▶성=전문가들의 조언이 엇갈려서 약간 혼란스럽다. 곰곰히 생각해 본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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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끝으로 주의할 점이 있다면.
▶장=연금 상품은 투자상품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10~30년 장기간으로 준비해야 하는 상품이므로 너무 단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에 얽매이면 중간에 해지할 수밖에 없다. 중간에 해지하는 연금상품은 가입 안한 것보다 못하다.
▶강=연금보험은 중간에 납입을 하지 않으면 실효가 되지만 펀드는 그렇지 않다. 자금 여력이 없다면 굳이 해지하지 말로 납부만 하지 않으면 된다.
▶장=최근 연금저축보험도 실효가 되어도, 한달치 보험료만 납입하면 다시 회복이 된다. 보험료 납입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장=연금저축보험은 회사별로 큰 차이없이 대동소이 하다. 하지만 수수료는 판매채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온라인으로 직접 가입하는 게 가장 저렴하다. 그 다음으로 은행에서 방카슈랑스로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이 수수료가 저렴하고, 보험설계사에게 가입하는 수수료가 가장 비싸다.
▶강=올해부터 신연금저축계좌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복수의 펀드를 계좌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납입액도 1800만원으로 한도가 커진만큼 적극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고액자산가들이 자녀 명의로 가장 많이 가입해주는 상품은 연금저축신탁이다. 보험의 안정성과 증권의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득공제 혜택뿐아니라 채권형 또는 안정형(주식운용 10%)으로 운영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연금을 공격적인 투자자산으로 운용 하겠다는 생각은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