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국전력(015760)은 상황이 다르다. 오히려 환율하락(원화강세)의 수혜주로 떠오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효과로 매출이 증가한 데다, 환율하락에 따른 연료 단가의 하락으로 비용 감소에 따른 이익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6년만에 흑자 전환… 시작은 이렇게
6년째 적자를 기록해 온 한전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액은 14조 20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4071억원으로 1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1월(4%)과 11월(5.4%)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밑지고 팔아온 전기요금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며 매출개선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환율하락으로 인한 연료 단가 하락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전의 고강도 자구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전은 2013년과 2014년 부장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납하며 85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자회사인 한전기술과 한전KPS는 경영권 유지수준의 51% 초과분을 매각하고, 전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한전산업개발, LG유플러스 보유지분의 조기 매각을 통해 2300억원을 확보했다.
변화 흐름… 외국인 투자자들이 먼저 읽어
여기에 날씨 효과도 작용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기온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난 30년 평균 기온(22~25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전력사용량은 100만㎾씩 늘기 때문에 무더위는 곧 한전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에는 원전시험성적서 위변조사건으로 ‘중요한 기저부하(base load) 전원’인 원전이 무더기로 멈춰서 전력난이 가중됐다. 올해는 수명연장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월성 1호기와 7월 계획예방정비가 예정된 월성 2호기, 고리 4호기를 제외하면 85% 정도의 원전이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삼성동 사옥부지 매각 등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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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부지(7만 9342㎡)는 4년 전인 2010년 감정 장부가가 2조 73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에서 개발 가능한 마지막 부지로 지목하며 현 시세를 3조원 대로 예측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팀장은 “현재는 3종 주거용지지만, 상업 지역화 된 이후의 가격은 3.3㎡당 1억 5000만원 이상을 호가할 것”이라며 “전체 부지를 보면 3조 6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오는 11월 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김에 따라 삼성동 사옥은 내년 11월까지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지금 당장 호재로 작용하긴 어렵지만, 잠재된 호재기 때문에 내재가치의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민석 연구원은 “한전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8% 증가한 57조 7129억원으로 예상된다”며 “3.2% 이상의 배당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