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1만명 채용..경력단절 엄마들 재취업 '찬스'

26일 대규모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 개최
  • 등록 2013-11-26 오전 7:49:23

    수정 2013-11-26 오전 7:49:23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세 아이의 엄마인 김정미(35·여)씨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07년 10월 양육 문제로 스타벅스를 퇴사했던 김씨는 6년 만에 스타벅스에 재취업해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새로 도입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인 ‘리턴맘’ 제도 덕분이다. 지금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하고 있지만,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전일제 근로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씨는 “요즘 회사에 오면 설레고, 즐겁게 일하게 된다”면서 “특히 임금과 의료비·학자금 지원 등 복지 혜택이 전일제 직원과 차별이 없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건대역지점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근무 중인 황경숙(43·여) 계장. 16년간 금융업계에서 근무했던 황 계장은 2005년 육아 문제로 퇴직한 후 8년간 육아에만 전념했다. 아이가 많이 커서 다시 일하고 싶었지만, 경력 단절 기간이 너무 길었던데다 전일제 근무는 버거워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았다. 황 계장은 기업은행이 정규직과 동일한 정년과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시간제 근로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 재취업에 성공했다. 황 계장은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 하루 4시간 근무한다.

황 계장은 “은행 고객이 몰리는 피크타임(11~14시)에는 일반적으로 고객 응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데 피크타임 근무로 고객 서비스에 일조할 수 있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일과 가정 모두를 챙길 수 있는 지금의 일자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육아·퇴직준비 등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수요↑

최근 경력단절 여성을 중심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4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남녀고용평등 전 국민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3.5%는 “시간선택제로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은 그 비율이 69.4%로 더 높았다. 시간선택제 근무를 선호하는 주요인으로는 육아, 퇴직준비 등을 꼽았다. 정부도 경력단절 여성과 퇴직을 앞둔 중장년층이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주 수요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 고용노동부(2013 남녀고용평등 전 국민 의식조사)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일과 가정의 양립, 점진적 퇴직 준비, 일과 학습 병행 등을 위해 근로자와 사업주가 협의해 근로시간 등 근로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고용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사회보험 적용, 임금, 복지 등 근로조건에서 전일제 근무자와 차별이 없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라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콜센터, 단순 업무 보조 등 부가 가치가 낮은 직군 위주로 운영되는 게 한계다. 다만 기존 계약직에 비해 근로 조건 등이 개선된 만큼 경력 단절 여성이나 중장년층에게는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큰 장’ 열린다

26일 고용부·기획재정부·여성가족부 주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1만명 채용 박람회가 열린다.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 롯데, 신세계 등 국내 10개 그룹, 82개 기업이 참여해 채용설명, 원서접수, 현장면접을 실시한다. 이들 기업은 직무분석을 통해 발굴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서 일할 근로자를 주로 모집한다. 심리상담사, 통·번역사, 변호사, 약사 등 전문직을 포함해 150여 개 분야다. 이중 28개 기업은 현장 면접을 통해 3500명을 선발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005930), 삼성생명(032830), 호텔신라(008770) 등 20개 계열사가 참여해 2년 계약직 6000명을 채용한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 롯데손해보험(000400) 등 10개 계열사에서 1034명을 채용한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등 6개 기업에서 1006명을, CJ그룹은 11개 계열사에서 총 509명을 뽑는다. 이밖에 LG(406명), 한진(400명), 신한은행(200명), 한화(150명), GS(150명), SK(120명) 그룹 등도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한 취업포털 업체 관계자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구직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며 “경력단절 여성 대상의 취업박람회나 설명회 등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구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채용박람회 공략 Tip>

1. 채용박람회, 사전에 준비하라

대부분의 채용박람회에서는 기업 인사담당자 또는 취업전문 컨설턴트들이 취업특강을 진행한다. 약 1~2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평소 궁금한 점은 강의가 끝난 후 질문을 하고 답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부대행사로 이미지 메이킹, 증명사진 촬영, 자소서 첨삭을 해주는 곳에도 참여하면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2. 타깃을 정해 집중 공략하라

아무런 생각 없이 채용박람회에 참석하면 직원의 홍보물만 받고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미리 특정 기업에 대해 분석하고 그 정보가 맞는지 박람회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자신만의 특화된 정보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기업 내용을 미리 파악해 틈새를 노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3. 명확한 목적을 세워라

막연한 기대만으로 박람회에 참석하면 시간을 허비하는 결과밖에 안 된다. 참석하기 전에 계획과 목적을 정해 두는 것이 좋다. ‘50개 기업을 알아보겠다’ 혹은 ‘특정 몇몇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남는 시간에는 부대행사를 이용하겠다’, ‘취업설명회를 집중공략 하겠다’ 등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박람회를 방문한다면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박람회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현장면접을 통해 채용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만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꼭 지참하고, 복장도 단정하게 하고 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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