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건대역지점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근무 중인 황경숙(43·여) 계장. 16년간 금융업계에서 근무했던 황 계장은 2005년 육아 문제로 퇴직한 후 8년간 육아에만 전념했다. 아이가 많이 커서 다시 일하고 싶었지만, 경력 단절 기간이 너무 길었던데다 전일제 근무는 버거워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았다. 황 계장은 기업은행이 정규직과 동일한 정년과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시간제 근로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 재취업에 성공했다. 황 계장은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 하루 4시간 근무한다.
황 계장은 “은행 고객이 몰리는 피크타임(11~14시)에는 일반적으로 고객 응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데 피크타임 근무로 고객 서비스에 일조할 수 있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일과 가정 모두를 챙길 수 있는 지금의 일자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육아·퇴직준비 등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수요↑
최근 경력단절 여성을 중심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4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남녀고용평등 전 국민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3.5%는 “시간선택제로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은 그 비율이 69.4%로 더 높았다. 시간선택제 근무를 선호하는 주요인으로는 육아, 퇴직준비 등을 꼽았다. 정부도 경력단절 여성과 퇴직을 앞둔 중장년층이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주 수요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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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초기 단계라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콜센터, 단순 업무 보조 등 부가 가치가 낮은 직군 위주로 운영되는 게 한계다. 다만 기존 계약직에 비해 근로 조건 등이 개선된 만큼 경력 단절 여성이나 중장년층에게는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고용부·기획재정부·여성가족부 주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1만명 채용 박람회가 열린다.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 롯데, 신세계 등 국내 10개 그룹, 82개 기업이 참여해 채용설명, 원서접수, 현장면접을 실시한다. 이들 기업은 직무분석을 통해 발굴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서 일할 근로자를 주로 모집한다. 심리상담사, 통·번역사, 변호사, 약사 등 전문직을 포함해 150여 개 분야다. 이중 28개 기업은 현장 면접을 통해 3500명을 선발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005930), 삼성생명(032830), 호텔신라(008770) 등 20개 계열사가 참여해 2년 계약직 6000명을 채용한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 롯데손해보험(000400) 등 10개 계열사에서 1034명을 채용한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등 6개 기업에서 1006명을, CJ그룹은 11개 계열사에서 총 509명을 뽑는다. 이밖에 LG(406명), 한진(400명), 신한은행(200명), 한화(150명), GS(150명), SK(120명) 그룹 등도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한 취업포털 업체 관계자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구직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며 “경력단절 여성 대상의 취업박람회나 설명회 등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구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채용박람회 공략 Tip>
1. 채용박람회, 사전에 준비하라
2. 타깃을 정해 집중 공략하라
아무런 생각 없이 채용박람회에 참석하면 직원의 홍보물만 받고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미리 특정 기업에 대해 분석하고 그 정보가 맞는지 박람회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자신만의 특화된 정보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기업 내용을 미리 파악해 틈새를 노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3. 명확한 목적을 세워라
막연한 기대만으로 박람회에 참석하면 시간을 허비하는 결과밖에 안 된다. 참석하기 전에 계획과 목적을 정해 두는 것이 좋다. ‘50개 기업을 알아보겠다’ 혹은 ‘특정 몇몇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남는 시간에는 부대행사를 이용하겠다’, ‘취업설명회를 집중공략 하겠다’ 등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박람회를 방문한다면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박람회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현장면접을 통해 채용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만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꼭 지참하고, 복장도 단정하게 하고 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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